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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프레레호, 베트남전 이유있는 졸전
입력2004-09-09 10:07:14
수정
2004.09.09 10:07:14
'정신력 실종, 감독 전술 부재...'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8일 열린 베트남과의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7조리그에서 졸전을 벌인 것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본프레레호는 이날 전반 10개의 슈팅을 날리고도 골대로 향하는 유효슈팅이 거의 없어 결국 1골도 얻지 못하는 마무리 난조의 문제점을 되풀이했고 되레 베트남에 가슴을 쓸어내린 슈팅을 수차례 허용했는가 하면 툭하면 패스가 끊기는 등 막말로 '동네축구'에 가까웠다.
한국축구가 이렇게까지 흔들린 것은 우선 기존 붙박이 멤버들의 '헝그리정신'이 바닥난데서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선수 개개인의 수준은 베트남 멤버들보다 월등한 것이 사실이지만 상대를 너무 얕잡아본 자만심 때문인지 투지, 스피드 등에서 베트남을 압도하지 못했고 패스성공률도 불만족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투지가 실종됐다는 것은 통계에서도 엿보인다.
대어를 낚아보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했던 베트남은 악착같은 플레이속에 전.후반 통틀어 17개의 반칙으로 저항했지만 한국은 7개에 그쳤고 그나마 1개는 레드카드로 연결돼 팀에 해를 끼친 차두리(프랑크푸르트)의 쓸데없는 파울이었다.
반칙은 상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곧잘 일어나는데 태극전사들은 그 만큼 몸을 사렸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선사한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은 "반칙도 경기의 일부"라며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반칙으로 흐름을 끊어 놓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축구계의 한 인사는 "히딩크 밑에서 컸던 소위 스타급 선수들이 너무 배가 불러있는 것 같다"며 "대표팀만 소집되면 패스 연습을 밥먹듯 하고도 실전에서 패스 미스를 남발할 수 있느냐. 정신력이 해이해진 것"이라고 예고된 졸전임을 주장했다.
본프레레 감독의 전술도 허술했다.
깜짝 놀랄 카드라는 3-5-2 시스템에서 전반 이천수(누만시아)를 공격을 겸하는 수비형미드필더로 세우는 등 공격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둔 나머지 수비와 허리의 간격이 너무 넓어지고 양쪽 미드필더들의 공격 가담도 잦아 상대 진영에서의 횡패스가끊기면 여지없이 빠른 역습 찬스를 내줬고 이는 곧바로 실점 위기로 연결됐다.
또 침투패스 등 밀집수비를 깨는 데만 신경을 쓴 바람에 세트플레이 등 득점력을 향상시키는 훈련을 외면한 것도 골결정력 난조로 이어진 원인이었다.
프리킥 결승골을 집어넣어 진땀 승리의 일등공신에 오른 이천수는 베트남 입국전 세트플레이 연습을 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었다.
이와 함께 현지 잔디와 경기공이 낯설어 충분한 사전 적응이 필요했는데도 경기 3일전에 입국해 하루에 1차례씩 2번만 담금질을 벌인 것은 코칭스태프, 기술위원회를 포함한 대한축구협회의 안이한 행정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현장에 파견된 이회택 기술위원장과 장원재 기술위원이 베트남 전력 분석에 정성을 들였는가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반면 경기장인 통냣스타디움을 가득 메웠던 베트남 축구팬들은 100만동(약 7만7천원)까지 치솟은 암표값도 아깝지 않았던지 지고도 이긴듯 경기 뒤 환호성을 질러 한국팀을 더욱 부끄럽게 만들었다.
(호치민=연합뉴스) 박재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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