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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그룹색깔 바꿔 재계 8위로

두산, 그룹색깔 바꿔 재계 8위로 두산이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 두산은 총자산 4조원 규모의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면서 재계 순위 12위에서 8위로 뛰어오르게 됐다. 규모가 커진게 아니다. '식품 그룹'의 이미지를 떨치고 '종합 기계그룹'으로 변신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95년부터 '불변즉사'(不變卽死)를 부르짖으면서 개혁을 추진해온 '국내 최고'(最古)의 기업 두산이 한중의 인수로 '국내 최고'(最高)를 꿈꾸면서 또다른 변화에 나서게 됐다. 물론 이런 성과를 거두려면 두산은 한중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하는 짐을 안게됐다. ◇재계 8위로 도약 두산은 지난 95년 1차 구조조정, 97년 2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29개의 계열사를 ㈜두산, 두산건설, 두산포장, 오리콤 등 주력 4개로 대통합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산 7조6,449억원, 매출 3조6,532억원, 순이익 5,908억원을 기록했다. 한중은 자산 4조537억원, 매출 2조2,108억원, 순이익 264억원으로 단순 합계만 해도 자산 11조7,000억원 규모의 그룹이 된다. 그룹의 색깔도 바뀐다. 지난해 매출 9,341억원을 올린 건설과 5,071억원 매출의 맥주사업을 따돌리고 중공업이 대표 사업으로 부상한다. 더구나 주류, 식품 등으로 대변되던 그룹 이미지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계ㆍ전자ㆍ건설ㆍ포장 등 중간재산업이 현재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61.3%에서 인수 후 75.9%로 늘어나고 주류ㆍKFCㆍ버거킹ㆍ종가집김치 등 소비재산업은 35.7%에서 22.3%로 크게 줄어든다. 오리콤ㆍ정보통신 등 서비스산업도 2.9%에서 1.8%로 비중이 줄어든다. ◇인수자금 마련과 구조조정이 과제 두산이 한중인수에 투입하게되는 자금은 3,057억원. 두산은 이에 필요한 자금 조달 계획을 이미 마련해 놓고 있어 차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를위해 일부 계열사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그룹차원에서 5,908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600억원의 순이익을 예상돼 자체 유동성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두산은 지난 95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으며 부채비율도 지난 상반기 말 기준 160%로 줄였다. 두산은 한중 인수를 통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두산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한중의 구조조정. 우선 인력문제가 제기된다. 고용보장 과 관련, 두산측은 "자산인수 방식이 아니라 지분인수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종업원은 그대로 고용승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산 내부에서는 한중이 공기업으로 인력이 과다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경쟁력확보를 위해서는 이를 어떤 형태로든 해결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노조와의 마찰도 우려된다. ◇한중의 미래 국내 유일의 발전설비 업체인 한중이 지난 80년 산업은행과 한전 등이 지분 참여해 공기업화한뒤 만 20년만에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됐다. 경영권 지분을 낙찰받은 두산은 지분 36%에 대한 대금을 완납한 시점으로부터 2년내에 매입 우선권을 가진 외환은행 지분 15.7%를 인수하면 된다. 한중 민영화는 정부의 공공 부문 개혁의 핵심 과제중 하나로 한전과 한국종합화학 등 주요 공기업들의 민영화 작업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주인을 맞게 된 한중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공기업적 비효율성과 경직된 경영구조에 상당한 변화를 겪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외국의 경우 최근 독일 지멘스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ABB와 알스톰의 합병 등발전 설비 업계가 점차 대형화하는 무한 경쟁의 길을 걷고 있다. 한중은 20년간 내수 시장을 독점한 후유증으로 대외 시장개방에 취약한게 사실이다. 90년대 들어 발전 설비의 가격 파괴가 지속되면서 대외 경쟁에한계를 보이고 이로 인한 경영 부실은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배 주주가 된 두산이 외환위기 과정에서 단행한 과감한 구조조정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중의 경영 구조에 상당한 개혁의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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