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제1야당 대표로서 차별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희망버스'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정책적 대안을 통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보여주려 노력하는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어정쩡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온다. 손 대표는 22일 서울 용산역에서 직장인 현장 간담회를 열어 육아ㆍ주거ㆍ일자리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이 자리에서 손 대표는 "사회에 실재하는 문제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제안을 가지고 변화된 대한민국을 준비해야 한다"고 자신의 민생행보를 설명했다. 그는 여전히 '동고동락 민생실천' '김대리 프로젝트' 등 독자적 민생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청년실업 문제를 두고 대학생ㆍ취업준비생과 토론마당도 열었다. 하지만 오는 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신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강한 목소리로 사측을 압박했다. 그는 "현장에서 불상사가 생기면 이명박 대통령과 한진중공업은 국민 앞에서 모든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의 행보는 '중원 장악론'과 연결된다. 투쟁과 대화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면서 궁극적으로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일단 손 대표가 희망버스를 타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며 "균형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일반 최고위원들이 참여하는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손 대표의 이러한 행보가 민주당의 정체성과 어울리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지기반을 제대로 다지지 못한 채 섣불리 움직이다가 집토끼도 놓칠 수 있다는 게 비판적 지적의 요지다. 한 측근은 "차분히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도 필요하다. 손 대표가 가는 길처럼 민주당도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와는 상관 없이 손 대표를 향한 희망버스 참여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진보정당들은 한진중 사태를 야권통합의 시험대로 보고 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희망버스 탑승 여부를 균형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의아하다"며 "희망대장정의 첫번째 장소는 희망버스가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대표의 측근인 차영 전 대변인도 트위터를 통해 "희망버스는 이명박 정권과 대화하는 손학규가 아니고 피 흘리는 손학규의 분당정신을 기대한다"며 동참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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