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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월 27일] 新 에너지부국으로 가는 길

2008 베이징올림픽은 비즈니스 올림픽이라 불릴 정도로 글로벌 기업의 관심이 뜨거웠다. 릭 왜고너 GM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네빌 이스델 코카콜라 회장 등 내로라하는 기업총수들이 개막식에 다 모였다. 베이징올림픽의 경제적 효과는 약 300억달러(30조원)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올림픽의 모토는 신기하게도 ‘환경’이다. 우리의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딴 수영장 ‘워터큐브’를 비롯한 올림픽 경기장은 ‘풍력’과 ‘태양열’ 등 친환경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도록 설계돼 있고 올림픽 공식 후원기업인 삼성은 옥수수 전분을 재료로 만든 휴대폰을 선보였다. 환경이 산업의 족쇄라는 마인드는 변화하고 있다. 환경이 곧 산업인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는 2050년까지 약 300조달러가 청정에너지 분야에 투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마어마한 규모이다. 이미 지난해 유럽연합(EU)은 ‘전략적 에너지 기술 계획(Strategic Energy Technology Plan)’을 발표했다. 온실가스 감축에 효과적인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계획이다. 일본도 올해 초 ‘Cool Earth’를 발표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혁신 기술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정부지원 계획을 밝혔다. 기후변화에 대응도 하고 친환경에너지 산업도 키우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의 주력산업은 조선ㆍ반도체ㆍ자동차ㆍ석유화학 등 제조업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마저도 중국ㆍ인도 등 신흥 개도국의 추격으로 위협받고 있다. 또 대부분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고 석유ㆍ석탄 등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방법은 획기적인 에너지기술을 개발하거나 제조업을 서비스업 기반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서비스업으로 산업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30년에도 우리나라 주력 산업은 정보기술(IT)ㆍ반도체ㆍ석유화학 등 제조업일 것이라고 한다. 결국 방법은 우리의 청정에너지 산업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장은 우리 경제에 필수불가결한 ‘에너지’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값싸고 안전하게 경제가 잘 살아나고 서민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최적 에너지믹스를 도출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약 40% 이상인 석유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 다만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늘리는 것은 현재의 기술수준과 자연 여건상 비경제적인 것이 단점이다. 따라서 전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원자력을 필요최소한도로 늘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또한 높은 에너지소비 구조도 개선해나가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신성장동력 산업화를 목표로 기술 및 설비의 국산화율을 제고하는 데 주력하고 시장이 우선 창출되도록 지원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정부의 노력만이 아닌 민간에서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기술도입, 전략적 제휴와 실질 투자 등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함께 참여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우리 경제를 살리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 기후변화 대응 압력에 시달리지 않고 오히려 청정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는 것. 에너지를 적게 쓰고 많이 생산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 이를 위한 2030년까지의 우리나라 에너지정책 방향이 곧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다뤄질 것이다. 저렴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사회를 바라보고 에너지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도 고민해볼 것이다. 21세기 에너지부국은 자원부국이 아니라 신에너지 개발과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에 앞선 나라가 될 것이다. 자원빈국에서 에너지부국으로 거듭나는 길. 이를 위한 진지한 토론과 성숙한 논의들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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