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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친환경 식단 짜기도 벅차요"

친환경 무상급식 들여다보니…<br>단가 맞추려 일반 식재도 쓰고<br>두부로 대체·후식 과일도 줄여<br>아이들 입맛 맞추기 쉽잖을 듯


'무농약 쌀밥, 팽이버섯 감자국, 닭고기볶음, 사과오이초무침, 김치….' 서울 신서초등학교에서 3일 점심에 나온 급식메뉴다. 음식에 들어간 쌀과 닭고기ㆍ감자ㆍ오이 등 식재료 70%가량은 친환경 제품이다. '복지 포퓰리즘' 논란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전날 개학과 함께 전국 일부 초ㆍ중ㆍ고교에서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전면 무상급식 반대 국민투표를 위한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지역의 경우 4곳의 자치구를 제외하고 21곳의 초등학교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실시 된 것. 물가가 다락같이 오르고 있는데다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면서 어떻게 소폭 오른 급식비 한도에서 이를 감당할 수 있을까. 우선 친환경 식단이라고 하지만 100% 친환경 식단이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무상급식 지침은 농산물의 30% 이상은 친환경 식재료를 쓰고 전체적으로는 3저1무(저염ㆍ저당ㆍ저지방 및 무화학조미료)의 식단을 제공하도록 했다. 올해 시교육청이 제공하는 무상급식 단가는 지난해에 비해 200원가량 인상된 2,457원. 그만큼 친환경 식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늘었지만 가격이 비싸 일반 식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높다. 강동구의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지난해에도 식재료의 절반가량은 친환경 제품을 썼다"면서 "급식단가가 올라 친환경 식재료 비중이 다소 올라가겠지만 단가를 맞춰 식단을 짜려면 일반 식재료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급식비 한도를 맞추기 위한 또 하나의 비결(?)은 한파와 구제역 등으로 가격이 폭등한 육류 대신 두부를 제공하거나 과일을 줄이는 것이다. 신서초교의 경우 지난해까지 쇠고기는 3등급 육우를 사용했지만 올해부터 1등급 한우를 쓴다. 쇠고기만 놓고 보면 급식의 질이 높아진 듯하지만 돼지고기나 후식용 과일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쇠고기보다 많이 사용하는 돼지고기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격이 2배가량 오르면서 이 학교는 양을 줄이는 대신 채소와 함께 요리하거나 두부 등 대체식품을 활용하고 있다. 귤이나 사과 등 매일 제공하던 후식용 과일도 양을 크게 줄였다. 김 교사는 "식재료비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친환경 급식을 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지만 현 시점에서 1일 영양권장량을 맞추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물가가 더 오른다면 현재 단가로 친환경 식단을 짜는 것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 수준을 맞출 수는 있지만 아이들의 입맛까지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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