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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신탄진공장 "초슬림 담배 에쎄 세계서 주문 밀려들어요"

여성용 담배 인식 불구 틈새 공략으로 '세계 1위'<br>메이저 업체들도 깜짝

KT&G 신탄진 공장의 자동화된 생산공정에서 초슬림 담배 에쎄가 생산돼 나오고 있다.

우리 담배가 세계 1등을 한다? 애연가들조차도 의아해 할 말일지 모르지만 분명 사실이다. KT&G가 생산하는 에쎄(ESSE). 국내에서 하루 300만명의 선택을 받으며 40개국으로 수출, 세계 슈퍼 초슬림 담배(가늘고 긴 담배)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메이저 담배회사 '그들만의 리그'인 글로벌 담배 시장에서 특화 전략으로 세계 1등을 만들었다. '에쎄'를 생산하는 KT&G 신탄진 공장은 흐드러지게 핀 벚꽃길이 인상적이다. 27년 동안 KT&G 신탄진 공장에서 열린 벚꽃 축제는 대전 지역 봄 축제의 대명사다. 최근 신탄진 공장은 준공 47년 만에 첫 리뉴얼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 지난 1964년 준공한 신탄진 공장은 우리 경제 개발 5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사업으로 책정돼 아시아개발은행(ADB) 차관으로 지어진 공장은 대지 54만7,300㎡(16만5,000평) 규모에 당시 동양최대의 연초 생산규모를 자랑했다. 준공 이후 동양 최대 규모의 연초생산(연 1억5,000만 개비)을 자랑하던 신탄진 공장의 위기는 1990년대 들어오며 가시화됐다. 금연열풍과 외국산 담배의 점유율 확대에 맞서 신탄진 공장은 1996년 초슬림 담배 생산으로 특화 했다. 1층으로 200m 이상 이어진 신탄진 공장 라인에 들어서면 초콜릿ㆍ메이플시럽 등이 섞인 냄새가 난다. 과거 담배 특유의 냄새에 주민들의 민원에도 시달렸지만 지금은 거의 100% 가깝게 담배 냄새를 여과한다. 대신 공장 외부에는 첨가물인 식용향(코코아ㆍ초콜릿ㆍ메이플시럽 등)의 냄새가 조금 날 뿐이다. 에쎄는 KT&G의 최고 히트 상품이다. 국내 전체 담배 시장의 24%, 국내 슈퍼슬림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다. 또한 세계 판매 1위 슈퍼 슬림으로 미국ㆍ중국ㆍ중동ㆍ유럽 등 전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에쎄의 성공은 KT&G 내부에서도 예측하지 못했다. 1996년 생산기계1대를 가동해 0.2% 정도의 점유율을 목표했지만 순식간에 몰려든 주문에 계속 라인을 늘리며 지금은 20대를 가동하고 있다. 민경화 KT&G 신탄진 공장 생산실장은 "생산기계 제조업체인 독일 업체도 깜짝 놀랄 정도의 반응이었다"며 "여성용 담배로 인식되던 슈퍼 초슬림 담배가 우리 애연가들의 기호를 자극하며 판매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인기브랜드로 급부상한 에쎄는 KT&G 내에서도 다양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 출시된 에쎄 순(純)의 경우 대나무 활성숯을 이용한 자연친화적인 이미지에 출시 8일 만에 1,000만갑 판매라는 최단기간 최다판매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주재경 신탄진공장 지원실장은 "한때 진짜 대나무 활성숯을 사용하는지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필터업체와 KT&G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기술이고 제품"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얻은 에쎄는 수출 시장에서도 예상외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메이저 담배회사들이 대부분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는 이유로 슈퍼 초슬림 담배 생산을 줄이며 KT&G의 틈새 시장 전략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탄진 공장에서 생산된 390억개비의 슈퍼 초슬림 담배 중 165억개비가 수출됐다. 최근에는 중앙아시아ㆍ러시아 등에서 에쎄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슈퍼 초슬림 시장에서 1등을 하며 KT&G는 메이저 담배회사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여기다 유일하게 국내산 담뱃잎(외산 담배회사는 국내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음)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담뱃잎의 생산감소와 품질저하는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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