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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3,626개 회원사를 대표하는 중국한국상회의 제12대 회장에 중소기업 경영인이 사상처음으로 선임됐다. 그동안 대기업에 근무하는 고위 임원 위주로 회장을 뽑아온 중국한국상회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오수종(57) 북경천해공업 회장. 오 회장은 지난 90년 중국에 진출해 건축자재ㆍ고압용기ㆍ석유정제 등을 주력으로 하는 8개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인 출신 첫 한국상회 회장답게 오 회장의 포부는 다부지다. 그는 회원사의 유대강화와 지역 상공인 애로 해소,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지원 강화 등을 3대 과제로 삼았다. 10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회장에 선임된 오 회장은 “대기업 위주로 운영돼온 상회 회장에 중소기업인을 선임한 것은 상회가 중국에 뿌리를 내리려는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라는 메시지”라며 “중국에 진출한 상공인들에게 차이나드림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회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회장은 이를 위해 대사관이나 민관지원기관 등과 연계해 중국 투자의 성공ㆍ실패 경험 등을 공유, 기업들이 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도록 하는 데 상회의 힘을 결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 회장은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융합도 시급한 과제”라며 “가능하면 주로 중소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베이징한국투자기업협의회의 유사 기능을 통합해 진출기업 지원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98년부터 99년까지 투자기업협의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중국 진출을 준비하거나 염두에 둔 기업에는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이 실패를 자초하는 이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국에 진출하기 전 직접 발로 뛰며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중국시장은 한국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시장이자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어서 기회의 땅이 될 수도, 시련의 땅이 될 수도 있다”면서 “비교우위가 없는 기업들이 중국에 오는 것은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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