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9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의 중심가. 몇 해전까지만 해도 지나다니는 차를 보기가 힘들었던 이 곳에 최근에는 러시아워 현상이 종종 일어난다. 2000년대 중ㆍ후반부터 자동차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아직 모든 시설이 낙후된 라오스에 러시아워가 일어날 정도로 자동차를 많이 보급시킨 기업은 다름아닌 한상(韓商) 기업 코라오홀딩스다. 코라오홀딩스는 라오스 내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팔고 애프터서비스(AS)까지 해주는 업체인 코라오디벨로핑컴퍼니(KDC)의 지분 100%를 소유한 지주회사로 오는 30일 한국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다. 코라오홀딩스가 증시에 입성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진출하는 첫 한상(韓商) 기업이 된다. 코라오는 오세영 회장이 1997년 라오스에서 한국산 중고차를 팔면서 시작됐다. 대가족 생활을 하는 라오스인을 겨냥해 1톤 트럭과 승합차 등을 대거 들여오면서 일본차가 90% 이상을 차지했던 라오스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현재 독점권을 얻어 판매 중인 현대ㆍ기아차의 신차를 포함해 라오스 내 코라오의 자동차 시장 판매 비중은 일본차보다 높은 40%에 달하는 상황이다. 오 회장은 “한국 등의 사례를 보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를 넘어서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는데 라오스의 경우 올해가 이에 해당한다”면서 “현재 5만대 정도인 코라오의 누적 자동차 판매 대수는 GDP가 2,000달러를 돌파하는 2020년까지 21만대까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라오는 내년 1월 중국 외주를 통해 1톤~2톤 트럭을 만들어 자체 브랜드 신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 회장은 “중국산 부품을 활용한 코라오 브랜드 차는 한국산 중고차 가격에 새 차를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4~5년 내 최대 20%까지 신차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매매 사업도 내년도 라오스 최초로 시작할 새 사업군이다. 지금껏 공식화된 매매 시장이 없어 자동차를 처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라오스인들이 보다 수월하게 자동차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기존 판매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코라오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른바 신흥국 리스크라 불리는 기업 경영 불투명성 등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서도 코라오는 남다르다. 오 회장은 “이미 상공회의소 건물 4층에 연락사무소를 배치, 언제든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바로 해소할 수 있도록 조치를 했다”며 “상장 이후 1년에 최소 한번씩 한국을 직접 방문해 주주들과 직접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0~11일 진행된 코라오홀딩스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4,800원에 확정됐으며 일반 공모 청약은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563억원은 현재 140여개에 수준인 판매 네트워크망을 300곳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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