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2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앞두고 최경주(37ㆍ나이키 골프)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외신은 오는 14일 밤(한국시간)부터 미국 펜실베니아주 오크몬트CC에서 펼쳐질 US오픈에 대한 예고 기사를 다루면서 지난 4일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최경주를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보여준 기량이 높이 평가되고 있는 것. 높이 떠서 원하는 거리에 떨어진 뒤 멈춰서는 페이드 샷을 제대로 구사할 줄 알고 그린 미스를 한 상황에서도 섬세한 쇼트게임 능력을 과시하며 연속 파 세이브에 성공하는 등 샷 기술과 자신감, 코스 매니지먼트 등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다. 이 같은 능력은 좁은 페어웨이와 빠른 그린 등으로 중무장한 채 선수들을 괴롭힐 오그몬트CC에서 우승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들. 특히 빠른 그린에 볼을 멈춰 세울 수 있는 페이드 샷은 최경주를 메이저 우승까지 이끌어 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스포츠 전문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의 컬럼니스트 게리 반 시클은 “최경주는 US오픈의 강력한 다크호스”라며 “그는 이미 준비를 마쳤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그의 컬럼은 CNNI나 golf.com 등 다양한 스포츠 및 골프관련 사이트에 게재돼 골프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게리 반 시클은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점을 들면서 최경주의 US오픈 우승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미켈슨은 손목 부상이 심상치 않고 우즈는 최근 바쁜 일정 때문에 라운드를 충분히 하지 못한 데다 아내의 출산에 마음을 빼앗겨 제 실력을 내기 힘겨워 보인다는 것. 그의 지적대로 미켈슨은 손목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 최경주가 우승했던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11홀 플레이를 마친 뒤 기권했고 6일에는 이번 주 출전 예정이던 세인트주드 챔피언십 불참을 결정했다. 미켈슨은 “당초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에서 샷 감각을 조율할 예정이었으나 의사의 권고로 휴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마지막 홀 부진으로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던 미켈슨은 올해 US오픈을 대비해 거친 러프에서 연습을 하다가 손목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빴고 아내 엘린의 출산이 임박함에 따라 마음까지 분주해진 상황. 그는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테스트를 받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골프계 소식통에 따르면 “기량을 향상시키고 싶은 골퍼들은 끊임없이 노력하는 최경주를 보고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까지 조성되는 등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의 위상이 급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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