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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집단자위권 변경 추진에 일본 내 반발 확산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각의(국무회의) 결정만으로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해석을 변경하는 이른바 ‘해석개헌’을 추진하자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통단으로 실은 3일자 사설에서 “집단 자위권에 대한 헌법 해석(현행 헌법상 보유하고 있지만 행사할 수는 없다는 해석)은 국회에서 오랜 논의를 통해 정착한 정부와 국민 간 합의”라고 규정했다.

이어 사설은 “총리의 판단 하나로 (헌법해석이) 수정된다면 민주국가의 토대인 입헌주의는 무너지고 만다”며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하려면 헌법 96조가 정한 개헌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집단 자위권을 용인하면 평화주의의 근간이 바뀐다”며 “자위대원이 다른 나라 국민을 죽이고, 다른 나라에 의해 살해되는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사설은 ‘침략의 정의는 정해져 있지 않다(작년 4월 국회 발언)’고 주장하고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한 아베 총리의 행보를 거론한 뒤 “그런 정권이 안보정책의 대전환으로 돌진하면 중국은 군비를 한층 더 확장할 구실로 삼고 서방국가도 불안감을 느낄 것이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헌법학자들과 변호사연합, 시민단체 등도 잇달아 위기감을 표명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지난달 ‘헌법위원회’를 ‘헌법문제 대책본부’로 격상해 대응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대책본부는 각지의 변호사회와 연계해 시민들에게 집단 자위권 관련 헌법해석 변경의 문제점을 홍보하기로 했다. 또 호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인 ‘9조의 모임’은 최근 발표한 입장에서 아베 총리가 헌법 해석의 최종 책임자가 자신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선거에서 신임을 받으면 그때그때의 내각이 자유롭게 헌법 해석 변경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헌법은 권력행사 방식을 규제한다”며 “입헌주의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치(上智)대 헌법학 교수인 다카미 가쓰토시도 “정부의 견해로 헌법상의 기본 규칙을 바꿀 수 있다면 정치가 헌법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한 뒤 “이것은 ‘법의 지배’가 아닌 ‘사람의 지배’이자 ‘아베의 지배’”라고 통박했다.

정치권에서도 아베 총리가 헌법 해석을 변경하기에 앞서 국회에서의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대표는 지난 1일 국회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집단 자위권 용인 문제에 대해 충분한 토론을 벌일 것을 촉구했다. 앞서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의 우루시바라 요시오(漆原良夫) 국회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자신의 메일 매거진에 올린 글에서 아베 총리의 집단 자위권 추진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누락돼 있어 도저히 찬성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맹국 등이 공격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 자위권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숙원인 ‘전후체제 탈피’와 ‘보통국가 만들기’를 위한 중대 과업으로 삼는 현안이다.

일본은 그동안 헌법 9조에 담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허용) 원칙에 따라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헌법 해석을 유지해왔지만 아베 총리는 이 해석을 변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총리는 자신의 사적 자문기구인 안보법제간담회가 내달 중 보고서를 내면 그에 따라 각의 결정으로 헌법해석을 변경한 뒤 가을 임시국회에서 자위대법 등 관련 법정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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