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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직접투자로 발전(김정일 시대 북한경제:하)
입력1997-10-10 00:00:00
수정
1997.10.10 00:00:00
고진갑 기자
◎“북 경제난 해결 남기업 도움 필수” 공동인식/내년 남 새정부 출범후 가시적협력 전망도『북한의 개방확대는 불가피한 것이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변해왔으며, 이러한 변화는 주로 개방과 관련된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바람은 김정일 시대에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김정균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한 종합상사의 북한팀 담당자는 『남북경협 확대를 위한 남북한간 공통분모가 조성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최근 북한 경제현실을 감안하면 개방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며, 김정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남북경협은 지금보다 한단계 진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과 기업들이 바라보는 김정일시대의 남북경협 방향이다. 북한의 개방은 북한당국이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필연적이라는 사실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으며, 이것이 남북경협을 활성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경제난이 정권 안정을 위협할 정도로 심화된데다 이를 해결하는데 남한기업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북측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남북경협에 활력을 주는 동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내년부터는 김정일이 남북경협 확대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자회담과 관련된 북한의 긍정적인 태도에서 보듯이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는 남북경협 활성화를 위한 좋은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고, 남북경협과 관련하여 내년에 출범하는 남한 신정부에 대한 북한측의 기대는 그동안 남북경협의 부진정도에 반비례하다고 볼 수 있다』는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말이 이같은 상황을 잘 설명해 준다. 따라서 남북한 모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는 내년부터는 정경분리정책이 가속화되면서 경협도 단순교역·위탁가공수준에서 점차 직접투자로 옮겨가면서 보다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이같은 분석에 대한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경협에 대한 분위기는 무르익었지만 남북경협은 정치적 변수가 워낙 많이 좌우하는데다 그동안 수많은 굴곡을 겪은 경험이 있어 선뜻 직접투자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체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열악한 투자환경도 직접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에너지, 통신 등 산업인프라가 열악한데다 과실송금, 투자보장 등에 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요인에 따라 지금까지는 단순교역이나 임가공위주의 극히 소극적인 방법으로 남북경협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남북간 전체교역에서 차지하는 임가공의 비중은 지난 94년 13.2%에서 95년 16.2%, 지난해 29.5%로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북한에 대한 직접투자는 지난 8월말 현재 4건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현재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은 기업은 20개사(21건)며 이 가운데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것은 (주)대우의 남포임가공공장, (주)태창의 금강산 생수공장, 한국통신과 한국전력의 경수로건설사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남북경협이 직접투자를 통해 한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될 것이라는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다 전향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남북한 당국의 규제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번거롭고 까다로운 투자절차, 과실송금 제한 등 남북한 당국의 각종 규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하더라도 직접투자로 본격 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지적이 바로 그 것이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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