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국내서 앨범 발매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 "바이올린 선율에 엮은 저의 사랑 이야기 들리시나요" 강동효 기자 kdhyo@sed.co.kr “좋은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려면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봐야 해요. 연습실에서 기교만 열심히 익혀서는 결코 최고의 위치에 못 오르지요.” 정경화와 사라장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38)이 6년 만에 한국에서 앨범을 발매하며 7일 방한했다. 새 음반에는 슈베르트, 토셀리 등의 세레나데와 쇼팽, 차이콥스키 등의 ‘녹턴(야상곡)’을 담았다. 앨범 제목도 달콤한 연가인 ‘세레나데’와 고혹적이며 낭만적인 녹턴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세레나타 노투르노(Serenata Notturno)’이다. “연주할 때 늘 이미지를 많이 떠올리는 편인데요. 제 사랑 이야기를 연주에 담아냈죠.” 그는 9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2년전 헤어진 전 남편과의 사랑을 머릿속에 그렸다. 첫 데이트할 때 날아갈 듯 신나는 기분, 사소한 일로 다퉜을 때의 불편한 마음… 아련한 추억들을 기타, 첼로 반주에 바이올린 선율로 되살려낸다. 그는 처음 피아노를 배웠다. 다섯살배기 꼬마는 피아노 치는 게 너무 좋아서 밤 늦도록 잠도 안 잤다. 보다 못한 엄마가 피아노 연주를 그만두게 한다. 그래서 새로 시작한 게 바이올린. 8세에 코리아타임스 경연대회 그랑프리를 받으며 재능을 보였다. 14세에 뉴욕필과 협연하며 이름을 알리더니 20세에 미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음악상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다. 유명해지면서 정치인 팬도 많이 생겼다. 1992년 독일 연주회가 끝난 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직접 찾아왔다. 1993년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에 초청했고, 1996년에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취임기념 연주회를 청하기도 했다. “2005년 부산 APEC에서는 로라 부시 여사도 만났는데 한국 정치인들은 아직 안 찾네요.(웃음)” 현재 미 댈러스 서던 메소디스트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중인 그는 올해 한국 공연 계획이 많다. 오는 29~20일 서울 LG 아트센터에서 새 앨범 수록곡을 선보이는 리사이틀을 갖고, 6월 17일 부산시향과의 협연, 6월 28일 유라시안 필하모닉과의 협연이 이어진다. 하반기에는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석하고 처음으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향과의 협연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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