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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파산」 중남미 3국의 사례
입력1997-12-15 00:00:00
수정
1997.12.15 00:00:00
신경립 기자
◎멕시코단기외채의존 물가·임금상승 악순환/브라질외채 의존한 고성장 부작용 “10년 정체”/아르헨티나포클랜드전후 외환부족… 연체지속돼국제통화기금(IMF) 지원체제에 들어선 이후로도 한국에 대한 대외신인도가 악화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우리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경제계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우리나라의 모라토리엄(채무불이행) 선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지난 80년대초 중남미와 동구 등지에서 발생했다. 특히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 경제는 82년 외채 위기를 전후해 「마이너스 성장과 세자릿수의 폭발적 고물가」라는 상황까지 치달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IMF와 한국경제」보고서에서 소개한 중남미 3국의 모라토리엄 사례를 정리한다.
◇멕시코=외채위기 발생의 주원인은 외채상환 부담과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단기 외채에 의존한 데 있다. 게다가 페소화 급락으로 물가상승과 임금상승의 악순환이 지속, 불안해진 단기외자가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외채상환 부담이 급증했다. 정부가 이에 대해 외환시장을 폐쇄하고 민간은행을 국유화하는 등의 조치를 내놓자 사태는 한층 악화, 82년 8월 멕시코는 채무불이행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멕시코가 외채상환 불능상태에 빠지자 미국과 IMF가 긴급지원에 합의했고 멕시코 정부는 극도의 긴축정책으로 재정적자 감축에 나서 외환보유액은 82년 18억달러에서 이듬해 49억3천만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초긴축정책으로 81년까지 8%를 넘나들던 성장률은 83년 마이너스 4.7%까지 급락했으며 물가상승률은 82년과 83년 각각 98.8%와 80.9%를 기록했다.
◇브라질=70년대 외채에 의존한 고성장 정책의 부작용이 석유파동과 세계경기 침체 등 국제여건의 악화와 맞물려 외채누적과 고인플레를 초래, 80년대 초 외채위기로 치달았다. 이로 인해 국제민간은행이 대출을 기피하자 82년 12월 마침내 IMF와 채권은행단에 채무구제조치를 요청했다.
브라질은 83년 국제민간은행단과 IMF로부터 93억달러의 긴급융자를 얻은 데 이어 84년 만기도래하는 채무상환을 연기, 총 2백80억달러 규모의 채무규제 계획이 성공을 거두어 가까스로 외채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막대한 외채부담과 고물가, 공공부문의 비효율성 등 브라질 경제의 문제 해결이 본격화된 것은 90년대 이후의 일로 브라질 경제의 8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린다.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의 경우 국제여건 악화로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무리한 자본자유화를 단행, 국내 금리 급등이 해외차관 도입을 촉진하면서 대외채무가 급증한 것이 위기의 핵심원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82년 포클랜드전쟁 이후 외환부족으로 유동성 문제가 부각, 외자도입난이 심화되자 외채위기에 봉착했으며 83년 도입한 20억달러의 대기성 차관에 대해서도 상환 연체가 지속되는 상황이었다.<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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