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는 5일(현지시간) 3월 무역수지 적자가 514억달러(약 55조5,5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17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로 2008년 10월 이후 월간 규모로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적자 증가율도 2월 대비 43.1%로 1996년 이후 18년 만에 가장 컸다.
무역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은 수출 대비 수입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3월 수출은 1,878억달러로 전달 대비 0.9% 증가했지만 수입은 2,392억달러로 7.7%나 늘었다.
무역 적체 요인이던 서부 항만 파업이 해결되면서 지난달 수출입 물량이 상대적으로 늘었고 미국 소비자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가운데 달러화 강세까지 겹쳐 외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품목별로는 컴퓨터·자동차·휴대폰·의류·가구 등 거의 전 품목에 걸쳐 수입이 늘었다.
반면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내 원유생산 증가로 석유 관련 제품 수입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4분기 평균 무역수지 적자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433억달러를 기록,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무역 적자 확대로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상무부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과의 무역수지 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미국의 중국 수출은 13.6% 증가한 반면 수입은 31.6% 급증해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312억달러로 지난달 대비 38.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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