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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부실탓에…" 회사채 금리 역전현상

건설사 회사채 인수 기피로 현대건설등 우량회사 금리<br>他업종 저신용회사보다 높아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후유증으로 회사채시장에서 금리 역전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시장에서 건설업체의 회사채 인수를 기피하면서 건설사들의 회사채 금리가 신용등급이 더 낮은 다른 업종 금리보다 더 높은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AA-등급인 현대건설은 오는 9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을 연 4.61%의 금리로 발행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3대 민간평가사들의 AA-등급 평가금리 평균(4.49%)보다 0.12%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같은 등급의 롯데삼강(4.37%)이나 CJ(4.25%)는 물론이고 한 단계 아래 등급인 현대하이스코(A+, 4.40%)보다도 금리가 더 높다. 건설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해당 업체들이 다른 업종보다 금리를 더 얹어줘야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0조46억원으로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10조원을 돌파했고 순이익만 5,304억원을 달성한 최우량 건설사다. 사업 부문별 비중도 토목 20.7%, 건축 17.7%, 주택 14.3%, 플랜트 24%, 전력 23.2% 등으로 최근 문제된 주택사업 위험도 크지 않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현대건설은 최근 현대차그룹 계열로 편입된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이 회사채시장에서 이런 대접을 받는다면 다른 건설사들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A-등급인 한화건설은 3년만기 회사채 2,300억원을 5.80%에, A+등급인 롯데건설은 3년만기 3,500억원을 5.20% 금리에 각각 발행했다. 한화건설과 롯데건설의 금리는 각각 민평 대비 0.79%포인트, 0.61%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것은 기관들이 대량으로 인수하는 발행금리 기준으로 실제 유통금리 수준은 더 높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3년만기 자사의 회사채 유통금리는 한화건설이 0.87%포인트, 롯데건설은 0.88%포인트가 각각 민평보다 높다.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BBB등급의 코오롱건설은 2년만기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9%의 금리를 줬다. 이는 민평 대비 무려 0.87%포인트가 높았다. 김민정 대우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취약한 A- 이하 등급 건설사에 대해서는 당분간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업종은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 최근 AA+등급인 SK에너지는 3년만기 500억원을 4.32%로 발행했다. 이는 민평 대비 0.04%포인트가 낮은 것이다. 건설사의 경우 전반적으로 금리가 높아졌다. 그렇지 않아도 부동산시장 침체로 회사채 소화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 최근 건설 PF 부실 우려로 법정관리 기업이 속출하면서 디스카운트가 심해진 것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발행된 A등급 건설사 회사채는 민평 대비 평균 0.8%포인트나 높았다 업계에서는 5∙1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사들의 숨통이 트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대규모 영업정지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PF대출 규제, 건전성 기준강화 등으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택사업 비중이 높고 PF 만기가 집중되는 중소형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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