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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학자금대출 축소 움직임

돈 없는 고학생들의 2학기 등록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학자금대출을 못 갚는 학생이 급격히 늘어나자 각 금융기관들이 앞다투어 학자금대출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폐지할 움직임 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은행 학자금대출의 연체율이 평균 4%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5월말 현재 연체율이 4.6%에 이르고 조흥은행도4.39%를 기록했다. 이밖에 학자금대출을 풀고 있는 농협과 지방은행의 학자금 대출 연체율도 4%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연체율은 지난 5월말 은행의 평균 연체율 2.3%와 비교할 때 약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2학기 학자금대출 심사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대출규모도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은행 학자금 대출의 금리는 연 9.5%의 금리를 적용하지만 이 중 4.25%를 정부가 보조해줘 실제로 고객들이 내는 대출이자는 연 5.25%이다. 신용대출로는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인 셈이다. 그러나 이처럼 낮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연체율은 다른 대출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높아 은행은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 우리, 제일, 외환은행 등은 아예 학자금 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익적 차원에서 학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있지만 연체율이 너무 높아 계속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특히 방학이면 사라지는 학생들 때문에 사후연체관리도 어려워 부실만 누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경기침체로 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지 못해 이자를 못 내는 학생들이 더욱 늘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 연체율이 5%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학자금대출의 또 다른 공급원인 할부금융업계도 올해 학자금 대출을 줄이거나 심사를 대폭 강화할 움직임이다. 정부의 정책자금을 지원 받는 은행과 달리 할부금융사들은 지난 2000년부터 연리 6~17%대에 이르는 자체 학자금 대출을 풀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연체율 상승 등으로 보통 6월 부터 시작하는 학자금대출 캠페인을 7월 중순이후로 미루는 등 적극적인 대출캠페인에 나서지 않고 있다. 할부금융사 관계자는 “일부 할부금융사들은 아예 학자금 대출의 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추진하는 20년짜리 장기학자금대출 판매 등 근본적인 처방이 나오지 않으면 금융기관들이 학자금 대출을 늘리기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의준기자 joy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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