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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ETF시장의 나비 효과를 기대한다
입력2010-07-28 11:30:45
수정
2010.07.28 11:30:45
/이창호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29일 단기자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시장에 첫 선을 보인다. 이번 단기자금 ETF 출시로 인해 채권 ETF 투자의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우선 기존에 상장돼 있는 국고채 ETF, 통안채 ETF와 함께 다양한 만기구조의 채권 ETF 라인업이 구축됐고, 머니마켓펀드(MMF)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이외에 또 다른 현금보유 대용의 유용한 투자 수단이 제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궁극적으로는 소액투자가 증가해 채권형 공모펀드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효과 외에 이번 단기자금 ETF 상장이 필자에게 개인적으로 더 의미 있고 기대되는 바가 있다. 채권 ETF에 대한 거래가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ETF 전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제고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ETF가 국내시장에 도입된 2002년 당시 상장 종목수 4종목, 순자산총액 3,552억원에 불과했던 시장규모는 올 6월말 현재 58종목, 4조7,367억원으로 지난 8년간 약 14배에 달하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매매의 편리성, 환금성, 저렴한 비용, 높은 투명성 등 주식과 인덱스 펀드의 장점들을 고루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수료 수입으로 인한 시중 판매사의 소극적인 상품 권유와 정보 부족 등으로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생소한 상품으로 취급 받고 있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ETF가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통계수치를 외국과 비교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전체시가총액 대비 ETF 규모가 미국은 4.6%, 독일의 7.7%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0.47%에 불과하다. 주식시장 규모가 우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멕시코조차 ETF 시장의 규모는 우리보다 2배나 큰 수준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ETF는 이미 보편적인 투자 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ETF의 본고장인 미국의 경우 올 6월말 현재 순자산총액이 약 830조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시가총액에 필적할 만한 규모이고 최대 ETF인 SPDR S&P 500은 자산총액이 약 80조원이라고 하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함을 알 수 있다.
세계 2위인 독일 역시 상장종목수가 1,000종목을 넘고 자산총액이 약 100조원에 달하는 ETF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에서 ETF는 이미 주류로 자리 잡은 상품이며 이밖에 중국, 호주 등의 ETF 시장도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얼마 전 한 펀드 평가사가 발표한 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수익률 평가 결과는 매우 흥미롭다. 오랜 경험과 우수한 성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내외 유수한 펀드상품들을 제치고 ETF가 수익률 상위권에 다수 포진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ETF는 일반 펀드에 비해 평균적으로 수익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원자재, 통화, 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기초자산화 할 수 있어 소액으로 전방위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기초자산에 대한 연동방식도 레버리지, 인버스 ETF가 도입되는 등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투자자가 자신의 스타일에 알맞게 탄력적인 투자전략 활용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ETF는 완료형이 아닌 지금도 진행형인 혁신적인 상품이다.
한 마리 작은 나비의 날개 짓으로 생긴 바람이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한다. 이것은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ETF가 국내투자자에게 인기 있는 투자상품으로 인정받는 날이 오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 단기자금 ETF 상장이 긍정적인 나비 효과를 일으켜 채권 ETF 시장이 한 단계 레벨업 되고 더 나아가 ETF 시장 발전의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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