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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셋 플러스] 헤지펀드, 악마성 자금 아닌 재테크 수단 떠올라

헤지펀드 전략 활용 '채권금리+α' 수익<br>한국투자證 국내 첫 재간접 펀드 내놔<br>자산가들 사이에 "안정 수익 낸다" 소문<br>증권사 사모형태로 운용 상품 잇단 출시


'기업 사냥꾼', '돈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악마성 자금' 헤지펀드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1998년 외환위기(IMF사태) 당시 금융 시장을 혼란케 하는 주범으로 지적된데다가 이후 소버린이나 헤르메스 같은 헤지펀드들이 국내 우량 기업들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사례도 종종 기사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뇌리 속에 헤지펀드들의 부정적 인식이 깊숙이 박혀 버렸다. 이 같은 헤지펀드들이 최근 국내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그런데 과거의 헤지펀드들이 국부(國富)를 빼앗으려는 악마의 모습이었다면 최근의 헤지펀드 열풍은 안전한 재테크를 위한 국내 투자자들의 열망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최초로 헤지펀드의 운용 전략을 가진 해외 공모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인 '한국투자 글로벌 오퍼튜니티펀드'를 내놨다. 헤지펀드가 국내에서는 아직 허용이 되지 않아 지금껏 헤지펀드는 사모의 재간접 형태(펀드 오브 헤지펀드)로만 국내에 판매가 돼 왔으나 한국투자증권이 이번에 첫 공모 헤지펀드형 상품을 내놓은 것. 한국투자글로벌오퍼튜니펀드 가 편입하는 펀드는 롱숏(Long/Short) 전략이나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글로벌 매크로(Global Marcro) 전략 등 헤지펀드들이 수행하는 운용전략을 활용해 '채권금리+α'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헤지펀드형 상품인 '미래에셋글로벌대안투자형펀드'를 공모 형태로 출시할 계획을 잡고 있다. 이 펀드도 롱숏전략과 컨버터블아비트리지(Convertible Arbitrage), 매니지드퓨처스(Managed Futures) 등 헤지펀드들의 대표적 운용 전략을 사용하는 공모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상품으로 절대 수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 자리를 잡고 있으나 최근 사모형 헤지펀드들이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안정된 수익을 내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공모형 상품에 대한 니즈(요구)가 높아지면서 관련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헤지펀드형 상품의 경우 여전히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사모 형태로 모집되는 게 대부분. 대형 증권사들의 PB센터 등을 통해 자금을 모집, 사모 형태로 운용하는 헤지펀드형 상품이 대다수다. 지난달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선물추종매매(CTA) 전략 등으로 안정된 수익을 내는 사모형 헤지펀드 상품을 총 4회에 걸쳐 모집했다. 동양종금증권 관계자는 "헤지펀드가 시장과의 낮은 상관 관계로 분산 투자 효과가 우수한 데다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우수한 시장 방어력을 보이는 등 안정된 수익을 낸다는 사실이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거의 매주 자금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CTA전략과 글로벌매크로 전략을 겸비한 '북극성알파'펀드를 총 다섯 차례 판매해 429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우리투자증권 역시 지난 3월에만 이벤트드리븐 전략과 CTA전략을 쓰는 펀드를 혼합한 헤지펀드형 사모 상품을 총 4차례에 걸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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