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영업정지를 당한 삼화저축은행은 최대주주가 특수목적법인(SPC)인 아이비씨앤파트너스(지분 100% 소유)다. 아이비씨앤파트너스의 최대주주는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인 신삼길씨(53)로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신 씨는 귀금속업체 대표로 지난달 금괴를 변칙 유통시켜 거액의 부가세를 부정 환급받은 혐의(특가법상 조세포탈 배임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50억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된 바 있어 실질 오너와 은행이 모두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저축은행의 구조조정 신호탄 격이 된 삼화저축은행은 지난 1971년 동대문에서 의류도소매상인을 상대로 상호신용금고 영업을 시작하며 출범했다. 출범초기엔 새벽영업이 주력인 동대문 상인들을 위해 출장출납서비스를 시행하는 등 지역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상호신용금고업계 전반이 부실해져 오너가 바뀌는 위기를 맞았다. 2002년 3월 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으로 상호신용금고 간판을 떼고 저축은행으로 재출범한 후 영업의 주력을 강남으로 전환시켜 전국 무대를 상대로 영업을 시작했다. 이 저축은행이 재차 위기를 맞게 된 것은 2006년. 기존의 동대문지점을 신촌지점으로 옮기면서 시장상인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했으나 곧 바로 부동산 경기 악화, PF(프로젝트파이낸싱)부실 증가 등이 겹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 2009년7월 ~ 2010년3월까지의 경영실적은 175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경영에 빠져들었다. 이 때를 전후로 자본유치나 매각 등 자구노력을 펼쳤지만 이미 손을 쓰기엔 시장 환경이 상당히 악화돼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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