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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자체 자금력 풍부 - STX, 중동서 자본 유치

맞붙은 M&A강자… 하이닉스 인수자금 조달 어떻게


인수합병(M&A)의 강자로 평가받는 SK그룹과 STX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두 그룹은 모두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온 공통점이 있다. SK그룹은 'M&A가 곧 SK'라고 불릴 정도로 M&A로 성장했다. 지난 1980년 대한석유공사,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로 오늘날 그룹의 양대 축인 에너지와 통신사업에 진출해 4대그룹으로 도약한 것. STX그룹도 대동조선(현 STX조선해양), 산단에너지(현 STX에너지), 범양상선(현 STX팬오션), 아커야즈(현 STX유럽) 등을 차례로 접수하며 재계 12위 그룹으로 우뚝 섰다. 겉보기에는 같지만 자금조달 방식에서 두 그룹은 판이하다. SK는 자체 자금 위주인 반면 STX는 해외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해 절반가량의 자금을 조달하는 식이다. ◇SK, 풍부한 자금력이 강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며 인수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다만 지주회사체제를 유지하면서 어떤 방식으로 하이닉스를 인수할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증권가 및 M&A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단독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SK이노베이션 주축의 인수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 단독참여의 경우 모바일기기용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하이닉스를 사들이면 통신사업과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SK텔레콤이 지난 1ㆍ4분기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조3,850억원으로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할 경우 2조원을 넘는 등 보유현금이 충분하다는 점도 인수 가능성을 높게 한다. SK이노베이션은 화학 계열사를 거느린 중간 지주회사인 동시에 전기차용 배터리 등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이노베이션 역시 1ㆍ4분기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조7,553억원에 달하는 등 자금력이 풍부하다. ◇STX 중동 외 중국 자금도 유치 전망=지주회사인 STX가 인수주체로 나설 STX그룹은 재무적 투자자인 중동 국부펀드를 통해 50%의 인수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STX와 3~4년 전부터 사업 및 투자를 함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M&A업계에서는 STX가 중동 국부펀드 외에 추가로 중국 자금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STX는 지난 2009년 중국 다롄 2단지 공장 완공을 위해 5,600억원 규모의 중국 현지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하지만 하이닉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서 해외 자금은 전략적 투자자는 안 되고 재무적 투자자만 허용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자금의 경우 이런 원칙이 더욱 확고하다"고 말했다. 또한 STX는 재무적 투자자를 제외한 나머지 절반의 인수자금은 3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과 일부 우량자산을 처분해 마련할 방침이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해운ㆍ조선ㆍ엔진 등 시장에서 선호하는 우량자산을 매각해 인수자금을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TX가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STX OSV의 지분 매각이나 STX에너지ㆍSTX중공업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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