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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인권종합계획' 환골탈태 의지 표현

'수사권 독립' 확보위한 포석 의미도 있어

4일 경찰청이 발표한 인권보호 종합추진계획 `프로젝트 1004'는 경찰이 현재 모색할 수 있는 모든 인권보호대책을 망라한 것으로 환골탈태를 통해 국민의 경찰로 거듭 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피의자ㆍ피해자ㆍ사건관계인ㆍ유치인 등 경찰의 수사활동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걸쳐 과감한 개선안을 내놓은 이 프로젝트에는 그간 경찰에 쏟아지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려는 각오도 담겨있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밤샘조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불가피한경우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명문화해 경찰이 임의로 철야조사를 할 여지를엄격히 제한했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 조치를 통해 인권위가 지난달 "경찰관들의 폭행, 가혹행위 및 밤샘조사로 허위자백을 했다"는 민원인의 진정을 받아들여 경찰에 밤샘조사 관련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것을 전면 수용한 셈이다. 화상대질조사실 설치와 피해자 정신적 장애 치료 등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당시의 비판 여론을 적극 감안한 결과로 분석된다. 당시 경찰은 집단 성폭행 등과 관련된 41명의 피의자를 검거하는 수사성과를 거두고도 가해 고교생과 피해자를 직접 대질신문하는 등 수사상의 인권침해로 인해 거센 비난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경찰은 유사한 인권침해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조사실을 분리하는 `화상대질조사실' 설치와 심리전문가의 피해자 치료라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경찰은 이번 종합대책 발표와 관련, "인권보호는 경찰의 당연한 행동원칙이다"며 국민의 인권이 갈수록 신장하는 시대상황을 적극 감안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조직의 위상 변화를 노린 의도도 있지 않느냐는 추정이 경찰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이 최근 수사권 조정 협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문제와 관련해 경찰을 향해 계속 포문을 열었던 점에 비춰 `수사독립'을 위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용이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경찰의 수사권 독립 요구에 대해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검찰이 경찰을 통제해야 한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도 2일 퇴임식에서 "국민에게 더 높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경찰 수사의 자율성을 높여야겠지만 그보다 더 높은 목표인 국민의 인권보호를 위해 마련된 체계의 근간을 허물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종빈 신임 검찰총장도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수사권행사 과정에 대한 사법적 통제는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인권 문제를 경찰 수사권독립 반대의 근거로 내세웠다. 한마디로 경찰의 인권보호 수준이 아직 합격점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경찰 수사를 계속 통제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경찰로서는 이런 발언에 큰 모욕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끊임없는 인권침해 논란에 휩싸여 온 원죄 때문에 말로 하는 반박이 아닌 실천형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 일선 경찰 개개인에게 인권의식을 불어넣어 진정한 `인권경찰'로 거듭나야만 경찰 수사권 독립의 탄탄한 기반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허준영 경찰청장이 취임 직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인권 존중의 직무풍토 정착과 내부비리 척결 등 수사관행에서 시스템에 이르는 경찰의 모든 것을 쇄신해 반드시 수사권 독립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한 것은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결국 수사권 독립의 기반을 갖출 수 있느냐는 `대책을 위한 대책'에 머무르지않고 끊임없는 자성과 노력을 통해 진정한 인권경찰로 거듭나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어 경찰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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