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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정기인사 특징
입력2002-03-03 00:00:00
수정
2002.03.03 00:00:00
3일 단행된 SK그룹의 정기 임원인사는 일부 발탁성 인사가 가미된 흔적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기조'에 무게를 두고 있다.`세대교체'성 급격한 인적 물갈이 보다는 조직 안정과 내실에 치중하는 것이 급박한 대내외적 경영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판단을 깔고 있는 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여기에 급격한 확장경영 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긴축 경영기조를 중시하는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력계열사인 SK㈜, SK텔레콤, SK글로벌 상사부문이 대표이사 부회장 체제를 그대로 존속시킨 점이 이런 인사기조를 반영하고 있다는게 SK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들 3개사의 대표이사 부회장 직제는 각각 황두열, 조정남, 김승정씨 등 `41년생' 원로급 경영진이 포진하고 있는 자리.
2000년 12월 직제신설 당시 신세대 경영진에게 대표이사 자리를 내주고 경영일선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있는 `한시적 명예직'에 그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그러나 1년여가 지난 이번 정기인사에서 이들 원로급 경영진과 직제가 고스란히 `유지'됨으로써, 이들의 `역할론'이 새삼 강조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들은 이를 "원로와 신진의 조화를 통한 안정속 성장 추구",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조화"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원로경영인의 오랜 경험과 젊은 경영인의 새로운 디지털 마인드가 조화를 이뤄 기존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말해 원로급 대표이사 부회장은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고 젊은 대표이사사장은 이를 토대로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데 나간다는 것.
재계에서는 일단 SK의 이번 인사를 안정적 경영기조를 근간으로 한 `무난한' 인사라고 평가하면서도 SK의 `젊은 기업' 이미지 구축 움직임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것 아니냐는 시각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유승렬 SK㈜사장의 조기 사임 등을 거론, 조직의 `신진대사'에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SK글로벌 상사부문 윤석경 상무가 두단계 건너뛰어 SK C&C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일부 발탁성 인사도 눈에 띄고 있다.
이번 인사의 또다른 특징은 성과보상형 인사시스템이 첫 적용된 점이다.
매년 12월이면 실적추정치만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던 인사관행을 접고 객관적 경영성과와 검증된 능력을 근거로 한 인사를 단행한 것. 이에따라 인사시기가 12월 사업결산이 끝난 이달초로 미뤄졌다는게 SK의 설명이다.
SK는 작년부터 각 계열사 CEO가 스스로 제시한 연간 경영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지수로 측정, 평가해 인사에 반영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ers)제도를 도입했다.
SK가 올해 그룹 창립 50주년을 한해 앞두고 신경영시스템인 계열사별 중장기적 발전전략인 수펙스 2000 도입을 본격화하고 각사별로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도 이번 인사의 주된 고려요인이 됐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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