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녹용서 성장촉진물질 찾았다

국내 연구진이 동의보감에 수록된 천마ㆍ녹용 등 천연한약성분을 추출해 새로운 성장촉진물질(KI-180)을 찾아냈다. 한국식품연구원(원장 강수기) 한찬규 박사팀과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박사팀 등 의료진은 “성장기에 있는 어린 쥐를 대상으로 3주간 생약성분에서 추출한 KI-180을 섭취 시킨 결과 사료만 먹인 대조군보다 체중이 11.4% 더 자랐고, 대퇴골 무게와 길이도 각각 12%ㆍ4% 늘었다”고 밝혔다. 한 박사팀은 또 “골형성과 뼈의 성장지수를 나타내는 ALP 15%ㆍ오스테오칼신(Osteocalcin) 농도는 약10% 늘었다”면서 “필수 성장호르몬인 IGF-1과 IGF-BP3의 농도가 각각 20%ㆍ11% 증가한 것은 성장장애를 겪고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치료제(성장촉진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성장장애란 사춘기 이전에 연간 4㎝ 미만으로 자라는 아이와 뼈 나이가 2살 적은 경우, 성장호르몬이 부족할 때 등이 해당된다. 동의보감 각연(脚軟)편에는 ‘어린이들의 발육부진에 오가피산과 녹용사근환 등의 처방을 사용한다’고 되어 있다.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한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박사는 “성장장애 아이들에게 이번에 시험한 생약성분을 투약한 결과 사춘기 이전 연령의 경우 연평균 남자 8㎝, 여자 7.2㎝씩, 사춘기 연령은 남자 9.2㎝, 여자 8㎝씩 자랐다”고 주장했다. 한찬규 박사는 “성장이 느린 아이들의 대부분은 식욕부진과 편식, 소화불량 설사 다한증 비염 수면장애 등 다양한 이상이 발견된다”면서 “이번에 발견한 성장촉진물질의 경우 키 성장을 유도하지만 사춘기의 성호르몬은 분비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발육에는 일정한 효과가 있으면서 성호르몬분비에는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빨리 자라면서도 사춘기는 상대적으로 늦출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물질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병원에서 성장장애 아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