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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비상에 비상대책을(사설)
입력1997-12-12 00:00:00
수정
1997.12.12 00:00:00
외환시장이 마비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지원자금이 들어오면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가 빗나가 외환공황위기로 치닫고 있다. 외환시장뿐만 아니라 자금 주식시장도 동시에 비상사태다. 비상한 대책이 요구된다.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연일 상승제한 폭까지 치솟고 있다. 11일에도 개장4분만에 달러당 1천7백원을 넘어서 상한폭에 이르러 거래가 중단됐다. 원·달러·환율이 1천7백원선을 넘어선 것은 사상처음이다.
환율이 이처럼 천장모르게 치솟고 있는 이유는 달러의 과부족 때문이다. 달러수요는 많아졌는데 공급이 터무니 없이 적은 것이다.
우리나라가 연말까지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은 2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데 IMF가 제공키로 약속한 달러는 1백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급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그동안 신고도 하지않았던 금융기관이나 기업 해외법인의 단기차입이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새로운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가들이 종금사나 기업의 부도위기에 대비, 대출금의 조기상환 움직임까지 보여 달러 확보에 주력하고 환율추가 상승 기대감에 따른 가수요까지 겹쳐 달러부족사태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수요를 감당할만큼 공급의 길을 트는데 있다. 비상상황은 비상한 대책으로 풀어야 한다.
수출업체가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외환시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수출업체가 보유한 달러를 환율이 계속 급등하는 상황에서 시장에 내놓기 꺼려할 것은 당연하다. 또 수입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환율이 더 오르기전에 달러 매입을 미리 서두를 것도 당연하다. 이러한 수요촉발과 공급억제를 막기위해 일정기간의 차손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안을 검토해 볼만하다.
특히 환율불안 때문에 1백억달러 정도의 외화자금이 정상시장에서 빠져나와 장외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이 자금을 정상시장으로 끌어들이면 환율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안에 있는 달러를 시장으로 유인하는 것과 동시에 해외로부터 유입을 늘려야 한다. 증시와 채권시장의 개방확대로 달러 유입이 기대되지만 신뢰회복이 전제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IMF조건 이행에 대한 확실한 의지와 신속한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된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수출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수출이 잘되고 수입이 억제되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무역외 수지도 개선되어 경상수지적자가 흑자기조로 다져지면 문제는 풀린다. 단기적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과 동시에 중장기적인 수출대책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IMF를 조기에 졸업하는 길도 수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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