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16일 K-MOOC 시범 운영 대학으로 경희대·고려대·부산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포스텍·KAIST·한양대 등 10개교를 선정했다. 이들 대학은 오는 9월 첫선을 보이는 한국형 무크 플랫폼을 통해 이준구 서울대 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등 유명 강좌부터 김진우 연세대 교수의 '서비스 디자인', 김기응 KAIST 교수의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등 최신 트렌드 강좌 27개를 선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구나 제한 없이 들을 수 있어 대규모 수강생에게 공개되는 만큼 대학의 운영역량을 비롯해 그 외 강좌의 인지도, 수업 활용방안, 해외 무크 강좌 제공 경험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K-MOOC는 대학생·일반인 누구나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무크에서 듣는 학점을 본교에서도 인정하기로 했다. 무크 강좌는 기존에 서울대 등 일부 대학에서 이러닝 형태로 대중에게 공개·제공하던 강의와는 전적으로 방식이 다르다. 기존의 공개강좌는 온라인을 통한 청강에 머물렀다면 무크 강좌는 교육부가 운영하는 무크 사이트에 아이디를 등록하고 수업을 신청하면 공식적인 수강생이 돼 과제나 토론 등 수업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수업을 관리해주는 조교도 있다.
앞서 2011년 미국에서 '구글X' 연구소 초대 소장인 제바스티안 트룬 스탠퍼드대 교수가 유다시티를 설립한 후 코세라·에드엑스 등 무크 사이트에서 지난해 기준 2,400여개의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무크 바람이 확산되자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무크 강의를 듣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스터디그룹을 조직해 수업을 듣는 등 열풍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열린 제1회 서울 총장 포럼에서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외국의 무크와 국내의 무크가 디커플링(탈동조화)되는 상황도 우리가 대응해야 할 점"이라며 국내 대학의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학, 교육 벤처 등에서 자발적으로 시작한 미국와 달리 교육부 주도로 시작하는 한국형 무크가 혁신을 동반하기 위해서는 무크 플랫폼이 국내, 해외 콘텐츠를 나누기보다는 연계·발전을 꾀해 지식 공유 커뮤니티로 기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내 무크 전문가로 알려진 김형률 숙명여대 교수는 "무크로 인한 위기를 이야기하지만 무크 홈페이지 한 번 접속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강의 질을 높이되 해외 콘텐츠와의 연계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강의를 듣는 사람 사이에서 지식 공유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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