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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위상 갈수록 ‘흔들’ 유가조정능력 쇠퇴 가시화
입력2003-04-24 00:00:00
수정
2003.04.24 00:00:00
최윤석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조정 능력이 뚜렷이 저하되고 있다. 미국의 MSNBC는 24일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OPEC의 생산량 감축이 아니라 OPEC의 기능 상실에 따라 국제석유시장이 예견하기 힘든 요인들에 의해 작용하게 될 것이란 점”이라고 보도했다.
이라크 전쟁 이후 불거져 나온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 조정 능력에 대한 의심은 회원국들간 신뢰 붕괴와 불규칙한 정치ㆍ경제적 변수 등으로 인해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MSNBC는 전했다. 여기다 OPEC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알리 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장관이 내달 초 퇴임할 것으로 알려져 OPEC의 위상 저하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OPEC 회원국들은 전쟁으로 이라크 원유 생산이 완전 중단된 이후 OPEC이 정한 생산량 쿼터를 스스로 몰래 위반하는 등 OPEC 회원국들간 신뢰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 2월 초 하루 총 2,450만 배럴을 생산하기로 합의했지만, 4월 들어서는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이상이 초과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파네스톡의 유가 애널리스트 페이델 하이트는 “OPEC 회원국들은 한 마리가 병이 들면 나머지가 몰려들어 그것을 먹어치우는 상어와 같다”며 “이라크가 원유생산을 재개해 회원국들의 쿼터가 줄어들 경우 이것에 얼마나 순응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국제 석유 시장을 불안케 하는 것은 `이라크 변수`만이 아니다. 최근 선거로 그나마 안정을 되찾은 나이지리아나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5개월간이나 석유 생산을 중단했던 베네수엘라 등은 여전히 국제석유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다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사스(SARS,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등 향후 경제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많아지면서 원유 수요와 공급에 대한 예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 동안 OPEC의 정책 수립을 사실상 책임져왔던 나이미 석유장관의 퇴진과 관련, 석유 전문가들은 이라크의 OPEC 복귀를 앞둔 상황에서 나이미 장관의 퇴임은 회원국들간 사분오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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