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학생들의 척추가 점점 더 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척추측만증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12% 이상 증가했다. 특히 환자의 절반은 10대였고 증가율은 21%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10대들의 척추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척추는 정면에서 보면 일직선이다. 그러나 측만증이 있는 경우에는 한쪽으로 휘어져 있다. 측면에서도 변형이 생겨 S자 모양을 유지하지 못한다.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몸을 앞으로 구부렸을 때 등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도 측만증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의 85%가량은 '특발성'으로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다. 자세가 안 좋거나 가방을 한 쪽으로만 매는 게 원인이라고 얘기하지만 원인보다는 악화요인으로 보는 게 맞다. 원인을 모르는 측만증은 딱히 예방법도 없다. 평소에 자세를 바르게 하고 척추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최선의 예방법으로 꼽힌다. 만약 내 아이의 척추가 휜 것 같다면 서둘러 X레이 검사를 받는 게 좋다. 측만증은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어린 나이에 척추가 휘면 성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검사결과 측만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몇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행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방치해둔 채 검사만 하면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진행이 멈춘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측만 각도가 심해져 20도를 넘어서면 보조기를 써야 한다. 코르셋처럼 몸통을 감싸는 보조기를 하루 22~23시간 이상 착용해야 한다. 학교 갈 때, 식사할 때, 심지어 잠을 잘 때도 딱딱한 보조기를 벗을 수 없다. 성장이 끝날 때까지 보조기를 계속 차는 것은 본인과 가족 모두에게 힘든 일이다. 성장기가 끝나면 측만증은 진행되지 않는다. 그러나 45도를 넘는 심한 측만증은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진행될 수 있고 숨쉬고 운동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어 수술을 통한 교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가벼운 단계라면 전문적 치료와 운동ㆍ생활관리를 통해 적극적으로 측만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호전시키려고 노력하면 된다. 한방에서는 틀어지고 휘어진 척추를 교정하고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추나교정 치료와 침 치료 등을 한다. 척추 뼈와 관절, 그 주변의 근육들을 교정ㆍ치료하고 순환상태를 개선해 척추를 바른 상태로 유지시키는 것이다. 최근 대한한의사협회는 '척추측만증에 한방치료의 효과가 탁월하다'며 한방치료의 유효성을 여러 학술논문과 임상자료를 인용해 발표했다. 측만증으로 교정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일상생활을 할 때도 허리를 곧게 편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측만증 때문에 운동이나 생활에 제약을 가할 필요는 없다. 스트레칭을 통해 척추 주변 근육의 유연성을 키워주면서 근력강화 운동도 병행하면 좋다. 빨리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도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건강한 척추를 갖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와 운동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실천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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