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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시대 막내리나] 나흘째 하락... 23달러 붕괴
입력1999-10-08 00:00:00
수정
1999.10.08 00:00:00
김호정 기자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물은 7일 하루동안 배럴당 0.82달러 떨어진 22.2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12월 선물 역시 배럴당 0.24달러 하락, 22.14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25달러선을 돌파하며 지난주 내내 24달러를 유지하던 유가가 불과 4일만에 10%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이에 앞서 북해산 브렌트유 11월물과 12월물도 런던 국제석유시장(IPE)에서 각각 배럴당 0.68달러, 0.71달러 하락 22.08달러와 21.89달러로 종가를 기록했다.
최근의 유가하락은 연달아 석유증산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량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부터다. 이번 주초 세계 2위 석유수출국인 노르웨이가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 생산키로 한데다 국제연합(UN)의 이라크 석유수출 제재조치가 완화되면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뒤이어 6일 OPEC의 석유 감산을 주도해온 멕시코와 사우디 아리비아, 베네수엘라 3개국 석유장관들이 다음달에 회의를 가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감산합의 완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9월 한달동안 OPEC 산하 국가들의 원유생산량은 전달에 비해 2.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합의 변경을 더욱 신빙성 있게 만들고 있다. 또 미국 석유협회(API)가 7일 9월 재고량이 전달보다 100만 배럴 늘어났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하락을 부추겼다.
시장분석가들은 이번주의 급속한 가격하락은 악재와 관련된 소식에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설명했다. 실질적인 수요공급상의 큰 변화 없이 투기세력을 중심으로 한 차익매물 거래에 따른 기술적 요인이 크게 좌우됐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고유가시대의 종말은 성급한 관측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가가 크게 오를 이유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페가수스 이코노메트릭스 그룹의 팀 에반스 에너지 전문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이 고유가에 익숙해져 있어 작은 악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현재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고 있는 22달러가 조기에 붕괴될 경우 유가하락세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호정기자GADGET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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