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가운데 보통예금 잔액은 줄어들고 머니마켓펀드(MMF)는 늘어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4개 은행의 여수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증가세로 돌아선 중소기업대출이 이달 20일 현재 188조143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도 1조7,253억원(0.9%) 늘었다. 매달 1조원 이상 증가세가 이어지던 주택담보대출도 이달 들어 20일까지 9,047억원(0.6%) 늘었다. 반면 수신은 요구불 예금이 줄고 MMF는 증가하는 등 시중자금이 은행예금에서 단기금융 상품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 4개 은행의 20일 현재 요구불 예금 잔액은 110조5,042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2,987억원(2%) 감소했다. MMF는 1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2월에 1조4,339억원(6.8%) 늘어난 데 이어 이달에도 1조4,426억원(6.4%) 증가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MMF가 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중소기업대출 모두 증가했지만 요구불 예금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대출과 총수신이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여신과 수신의 증감이 반대방향으로 움직였다.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5,099억원, 중소기업대출은 4,832억원 등 계속 증가 추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요구불 예금이 1조4,567억원 줄면서 총수신도 1조2,274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여수신 모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각각 5,260억원, 1,743억원, 총수신은 2조6억원이 증가했다. 요구불 예금이 4,906억원 감소했지만 저축성 예금과 시장성 예금에 돈이 몰리면서 이를 만회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인지, 꽉 막혔던 주택거래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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