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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업포럼] "기업은 균등한 기회 보장, 구직자는 도전하는 인재 돼야"

■'명품기업의 조건' 토론회

취업정보 사이트 등에 유망기업 정보 제공 필요

"청년과 함께 커야 명품기업" 고교생 패널 체험담 소개도

11일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청년이 가고 싶은 명품기업의 조건' 토론회에서 성균관대 경영학과 4학년 최성일(왼쪽부터)씨,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유숙희 동일여상 교장, 이은정 여성벤처협회장, 양영디지털고 2학년 백수지양 등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호재기자

“고졸 인재든 여성 인재든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융화될 수 있고 동일한 기회를 부여받는 기업이 명품기업입니다” (유숙희 동일여상 교장)

“생산·회계·인사 등 다양한 업무에 도전하고 부족한 것을 계속 채워나가는 인재가 있다면 그 기업은 명품기업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은정 여성벤처협회장)

청년들이 가고 싶은 명품기업은 차별이 없고 균등한 기회가 보장돼야 하는 동시에 구직자들도 ‘도전하는 인재’가 돼 스스로 명품기업을 만들어내는 주역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명품기업의 조건이 제시됐다. 또 청년 구직자들이 손쉽게 명품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명품기업의 카테고리를 나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산·학 교류, 민간 취업 정보 사이트 등을 활용해 정보 접근성을 높여야할 것으로 지적됐다.

인재를 키우는 회사,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회사, 능력 중심으로 평가하는 회사 등 기업인과 청년, 직업교육 전문가 등 각계가 꼽은 명품기업의 조건은 제각기 달랐지만 명품기업에 대한 정보를 청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선 의견이 일치했다.

11일 서울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청년이 가고 싶은 명품기업의 조건’ 토론회에서 패널들은 “인재를 키우고 성과를 공유하는 명품 중소기업이 많지만 정보 접근성이 떨어져 인력 미스매치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기업에는 특성화고나 대학과 교류하며 인재들에게 회사를 알릴 수 있도록 독려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도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는 ‘젊은 꿈 펼칠 명품기업 1만클럽 만들자’를 주제로 서울경제신문과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제3회 성장기업포럼의 2부 행사로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은 “학생들이 손쉽게 중소기업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하고, 중소기업도 좋은 인재를 만날 수 있도록 정보가 양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직자들이 자주 찾는 취업정보 사이트 등에 발전 가능성이 많은 중소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쌓이고 R&D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 인재를 많이 뽑는 기업 등 카테고리별로 기업을 골라 볼 수 있게 선별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중소기업중앙회의 ‘행복한중기씨’ 블로그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4학년 최성일 씨는 “하반기 취업시즌에는 대학에서 채용설명회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리크루팅을 오는 중소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중소기업들이 함께 리크루팅 행사를 진행하거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공동 채용설명회를 연다면 지원자도 크게 늘 것”이라고 제안했다.

명품기업의 조건에 대한 다양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은정 여성벤처기업협회 회장(한국맥널티 대표)는 명품기업의 조건으로 ‘도전하는 인재’를 꼽았다. 명품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인만의 몫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성실하게 일하고 결과물을 잘 내는 직원은 명품기업을 만드는 보석이고 기업인은 좋은 인재가 회사로 올 수 있게끔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인재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유숙희 동일여상 교장은 △비전 공유 △능력 중심 평가제 △다름을 인정하는 조직 문화 △여성친화적 근무여건을 꼽았다. 유 교장은 “기업과 인재도 비전 공유를 통한 동반성장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성화고 학생 대표로 토론에 참가한 양영디지털고등학교 2학년 백수지 양은 최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중소기업 사례를 들며 “청년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명품기업”이라는 답을 내놨다. 백 양이 활동 중인 프로그래밍 동아리에는 6~7개 중소기업 직원들이 와서 교육을 해주고 다양한 실습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는데 최근 1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는 것.

백 양은 “9월부터 한 중소기업과 함께 어플리케이션과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중소기업이었기에 고등학생인 나에게 이 같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1학년때만 해도 대기업에 가는 것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창업기업의 창업 멤버가 되서 명품기업을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며 밝게 웃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을 주문하는 패널들도 있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25년전 글로벌 IT 기업 상위 10개에 속했던 일본 대기업 중에 현재 남아 있는 곳은 한곳 뿐이고 나머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며 “직장을 선택하는 일은 나의 30년 후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중요한 일인데 무턱대고 대기업에 가야만 나의 미래가 보장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참석 학생들에게 △창업 △창조 △창직을 주문했다.

그는 “세계적인 거부나 글로벌 상위 10개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창업·창조·창직 등 3가지로 시작했다”며 “중소기업에서는 말단 직원도 전체 시스템을 보며 일할 수 있는 만큼 큰 시야를 가질 수 있고 그런 이들에게는 창업·창조·창직의 기회가 더욱 열려있다”고 말했다.

청중들 사이에서도 명품기업의 조건에 대한 질문과 코멘트가 쏟아졌다. 서울상업고등학교의 백민영 양은 “중소기업은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출산휴가를 갈 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출산휴가를 갈 수 있는 기업이 명품기업”이라고 정의했다.

명품기업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의 홍보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서울관광고등학교의 김의영 군은 “학생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고 열정을 발휘하고 싶지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중소기업에서 직원들을 학교로 보내 학생들을 교육해주고 회사도 알리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김 원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은 오래 갈 수 없다”며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을 위해 채용박람회나 기업설명회를 열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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