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우차 해법
입력1999-12-12 00:00:00
수정
1999.12.12 00:00:00
최근 외국 자동차업체들이 대우자동차 인수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였다. 대우사태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접촉이 있었던 GM은 물론 다른 메이저들도 인수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우선 협상대상자로 지정된 GM과의 교섭이 별 진전이 없던 상황이었기에 채권단이나 정부로서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같이 호전된 상황을 감안하면서 차제에 대우차 해법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지난 7월 대우사태가 발생한 이후 대우자동차 처리를 놓고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해외매각을 우선적인 방안으로 제시하였다. 해외매각은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고, 한국경제에 대한 해외 신인도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또한 산업적인 측면에서 세계자동차시장의 공급과잉과 선진국기업들의 대형화 추세에 따라 자동차산업의 최소 효율규모가 증가함으로써 대우자동차의 홀로서기는 불가능하다는 논리도 해외 매각쪽으로 가닥을 잡게 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금융시장이 대우사태의 충격을 벗어나 안정되었고 외환시장이 호전된 현 시점에서 조기 매각의 필요성이 어느 정도 완화됨으로써 대우차의 해외매각은 보다 장기적인 국내 산업정책의 측면을 고려하면서 그 틀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대우자동차에 대한 전망이 절망적이 아니라고 한다면 장·단기간의 이해득실을 따져보는 것도 필요한 절차가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 변화된 상황으로 볼 때 외국 메이저들에게 대우자동차 및 한국 자동차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이제 입증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내수시장과 수출전망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2개 정도의 자동차메이커가 존속할 여건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에 자동차 내수는 150만대, 수출은 165만대 정도가 예상되고, 2005년에는 내수 175만대, 수출 210만대로 총수요가 385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자동차업체가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 가운데서도 우리 업체들의 비용구조라면 연간 생산능력이 약 200만대가 되는 경제규모를 가지는 2개 업체가 존속할 수 있는 정도의 시장규모가 형성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중국이라는 거대한 신흥시장에 대한 완성차 및 부품수출 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중·장기적으로도 잠재성이 크다. 또한 대우자동차의 폴란드 FSO 등 일부 해외공장은 글로벌네트워킹이 필요한 외국 메이저들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이와 같은 잠재적인 성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외국 메이저에 대한 매각 이후의 파급효과도 예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국기업이 인수하게 되면 완성차업체는 물론 부품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중복기능의 조정이라는 차원에서 대우차의 R&D 기능은 점차 위축될 것이며 부품조달에 대한 경제성 검토가 이루어지면서 상당수의 국내 관련부품업체는 정리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부품업체에 대한 정리와 완성차의 구조조정으로 많은 인력의 퇴출도 예상할 수 있다. 동시에 외국기업의 인수 후 단기간에 흑자를 내지못하면 머지않아 일부 완성차공장을 폐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포드가 영국의 일부 공장을 정리하고, 르노도 닛산의 조립공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우차를 인수하게 될 외국 메이저는 대우차의 경영정상화에 앞서 그들의 글로벌전략이 우선시되는 경영정책을 예상할 수 있다. 물론 대우자동차의 글로벌 네트워크 편입으로 대우자동차의 펀더멘털이 강화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검증되지 않은 추론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글로벌시대에 국내기업의 홀로서기만을 주장할 수는 없다. 따라서 대우자동차의 매각은 제값 받기도 중요하지만 먼저 국내에서 일정 지분을 가지고 공동경영권을 확보하면서 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국내기업과 메이저간 컨소시엄을 구성할 경우 우선적인 협상대상으로 지명할 수 있는 매각조건을 차제에 제시할 수도 있다. 한편, 채권단이나 정부는 재무구조의 개선이나 참신한 경영자의 임명 등을 통해 대우가 전략적 제휴의 파트너로 매력이 있도록 포장을 해야 할 것이다. 윈 윈 전략을 수용하는 메이저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완전 매각에 앞서 모색해야 할 대우차 해법의 수순이 아닌가 제의해 본다.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