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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과점 고착화한 산업이 물가 상승 부추긴다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br>자동차·정유·설탕·항공 등 신규 진입 장벽 없애야

자동차ㆍ정유ㆍ설탕ㆍ항공 등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한 산업이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점차 심화하는 독과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 장벽을 없애고 경쟁 제한적 기업결합(M&A)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독과점구조의 심화와 경쟁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광업ㆍ제조업 부문의 기업집중도지수(CR3)는 지난 2002년 47.6%에서 2009년 55.4%로 상승했다. CR3는 산업 내 상위 3개 사업자들을 시장점유율 합을 말한다.

아울러 상위 3개사 사업자 간 시장점유율 순위 변동이 과거 5년 동안 전혀 없었던 산업의 수도 2008년 9개에서 2009년 16개로 늘었다. 진양수 KDI 연구위원은 "독과점 시장에서의 경쟁제한 행위가 제품 가격의 상승과 소비자 후생의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0년대 이후 정유ㆍ설탕ㆍ커피ㆍ항공 등의 산업을 중심으로 담합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되고 있다. 또 2003년부터 2008년까지 독과점 소비재산업의 가격 상승률은 24.8%로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16.8%)을 크게 초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처럼 독과점 구조가 심화되는 것은 담합,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경쟁법 위반행위에 대한 과징금 수준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담합의 경우 해당 행위와 관련된 매출액의 10%,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의 경우 해당 행위와 관련된 매출의 3% 수준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게 돼 있는데 총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출하는 유럽연합(EU) 등에 비하면 처벌 수준이 크게 낮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경쟁 당국이 독과점 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장벽을 구조적으로 제거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 무분별한 기업결합(M&A)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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