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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운용사 특정업체 선정… 상당규모 수수료 지급 특혜
편법으로 특정인사 채용도
안 前사장 해외출장 숙박비 상한 초과 하루 54만원 집행
감사원의 11일 감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한국투자공사(KIC)는 안홍철 전 사장의 주도로 총체적인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운용사 선정 과정도 불투명했고 수익률을 조작하는가 하면 편법으로 특정 인사를 취업시키는 등 각종 부적절한 행태가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국투자공사가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거나 선정 기준을 임의로 정해 특정 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한 사례가 만연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해당 업체들은 상당 규모의 수수료를 지급 받는 특혜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4월 한국투자공사가 절대수익펀드 위탁운용사 4곳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안 전 사장과 B본부장이 선정 기간에 특정 운용사와 면담을 하거나 특정 운용사를 추가하도록 지시한 것이 적발됐다.
또 공사는 대체투자와 관련해 2010년 6월 사무주식 직접투자를 시작한 후 1년간 7건의 직접투자를 결정, 총 10억5,400만달러(추가 투자금액 포함)를 투자했으나 투자 인력이 지식이 없는 에너지 등 원자재 분야에 직접투자를 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예를 들어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5,000만달러씩 총 1억달러를 석유대체자원인 오일샌드 개발 시행사인 C사에 투자했다가 2015년 6월 기준 투자액의 97%에 달하는 9,7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안 전 사장은 특히 위탁자산 운용수익률을 조작해 공공기관으로서의 신뢰를 실추시켰다는 지적도 받았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산정하고 있으며 한국은행 등 자산위탁자들은 한국투자공사에 외환보유액 일부를 달러화로 위탁하고 회수한다. 그런데도 공사는 여러 통화를 조합한 통화바스켓 기준 수익률을 도입해 운용성과를 왜곡·과장한 것이다.
공사는 지난해부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제3국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달러화 기준 수익률로 변환할 때 숫자가 작아지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통화바스켓 수익률을 도입했다. 또 안 전 사장의 지시로 통화바스켓 기준 수익률을 공시자료나 연차보고서, 국회 보고자료 등에 달러화 기준 수익률보다 우선해 표기했으며 공사 홈페이지 등 공식 외부 보도자료에는 기준 수익률을 밝히지 않은 채 통화바스켓 수익률만을 사용했다.
그 결과 공사에서 공사의 자산위탁계약서에 따라 달러화로 산정한 공식 수익률은 4.03%(이하 운용수수료 차감 전)인데도 통화바스켓 기준 수익률은 10.03%에 달하는 것으로 둔갑했다.
더 큰 문제는 통화바스켓 수익률 산정 방법이 부적정했다는 점이다. 통화바스켓은 통화별 실제 투자내역을 바탕으로 구성돼야 하나 통화별 투자 비중을 파악할 수 없는 대체투자의 경우에도 전통투자 벤치마크 기준으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을 그대로 적용해 수익률을 산정, 운용성과를 주관적이고 불합리하게 산정했다.
◇인사운용의 공정성에 문제=직원 채용 및 직종 전환 등 인사운영에서도 안 전 사장의 묵인하에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력직 직원을 채용하면서 응시자와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직원을 면접위원으로 참여시켜 채용의 공정성을 저해한 것이다. 또 특정인의 인사를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규정을 신설·개정한 사례도 있었다.
◇호화 해외출장=안 전 사장의 호화 해외출장 논란과 관련해 감사원이 2014년 1월부터 2015년 6월 현재까지 사장의 국외여비 집행실태를 확인한 결과 안 전 사장은 총 29회의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일평균 숙박비로 54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무원 여비 규정상 차관 숙박비 상한액 37만원은 물론 장관 숙박비 상한액 47만원을 초과한 것이다. 안 전 사장은 1년6개월간 총 29회의 해외출장에서 숙박비 4,531만원, 출장비 2억5,158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안 전 사장이 투자 및 자산운용 업무 과정에서 규정된 절차를 위반했고 부당한 행위를 했으며 특혜성 인사조치 및 예산 편법 집행 등 조직 운영도 부적정하게 수행했다고 지적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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