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터뷰]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선택과 집중·R&D 전폭적 지원이 한미약품 대박 비결이죠"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이사4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줄여 투여횟수와 투여량을 줄여주는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13년 동안 30명 이상의 연구인력이 씨름을 했습니다. 전체 연구개발비의 60% 이상을 쏟아부었죠. 가능성 있는 분야를 선택해 우직하게 집중 투자한 것이 오늘날의 좋을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이관순(55·사진)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11일 송파구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연이어 초대형 신약 후보물질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킨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미약품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인 프랑스 사노피사와 제약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5조원대의 수출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미국 얀센과도 1조원대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올 들어 모두 4건에 달하는 초대형 수출계약을 성사시켜 계약금(약 7,300억원)으로만 이미 지난해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체 기술수출 규모는 대략 8조원대에 달한다. 이 같은 잇따른 잭팟으로 국내 바이오 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줌과 동시에 저성장 장애(허들)에 막혀 있는 한국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 사장은 이 같은 평가에 대해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신약 개발이 참으로 어렵고 오래 걸리는 것인데 이제 반환점을 성공적으로 돌았다고 생각한다"며 "약효 지속시간을 늘리려는 세계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흐름을 간파해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시종일관 '선택과 집중'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이 사장은 "개량 신약에서 복합 신약, 혁신 신약으로 이어지는 한국형 R&D를적용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주효했다"며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고 말씀하시는 (임성기) 회장님의 신약 개발에 대한 열정과 R&D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번 성과에 큰 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매출액 대비 20%에 가까운 금액을 연구개발에 무모하리만큼 투자하는 한미약품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일부의 비아냥에 마음고생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 사장은 "한미약품의 공격적인 R&D에 대한 일부 시장의 우려를 일시에 해소했다는 점에서 마음이 가볍다"며 "한국 제약회사도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업계 전체에 불어넣었다는 자긍심도 생겼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이 더욱 주목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당장 손에 넣을 수 있는 막대한 규모의 계약금이다. 이 사장이 협상 과정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것도 바로 이 대목이었다. 이 사장은 "구체적인 단계별 마일스톤(기술수출료)은 양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여서 밝히기는 어렵지만 협상 과정에서 계약금과 제품화 이후의 로열티를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며 "계약금의 경우 상대회사가 이전되는 물질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평가하는 척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의 신약 기술수출 사례의 경우 보통 100만~200만달러 정도의 계약금을 받았는데 금액이 크지 않아 상대 회사들이 개발 과정에서 기술을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기술수출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우리의 신약 후보물질을 얼마나 상업화할 의지가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천억원대의 계약금은 자체 R&D에 투자하거나 외부의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그는 제약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제약 업체와 정부가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글로벌 제약 시장이 반도체 시장보다 크고 신약 하나가 자동차 수십만대를 수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가치에 비해 적정한 약가를 보장 받지 못하는 현재의 약가정책 등은 제약 업체들이 담대한 신약 개발을 주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앞으로도 약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약가정책 등으로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아울러 "단기 성과에 급급하지 말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꾸준히 투자한다면 제2의 한미약품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신약 개발 과정이 다양한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서 성과를 도출하는 '집단지성'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전문가 영입과 육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9일 한국제약협회가 국내 제약사와 다국적제약사 간 파트너십 체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와 공동 주최하는 '한국제약산업 공동 컨퍼런스'에서 '성공적인 기술수출 전략과 R&D 성과'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수출 대박의 비결을 공개할 방침이다. /송대웅기자 sdw@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