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아담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이 2일(현지시간) 인도에서 열린 ‘레이지나 대화’에서 이같이 제안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레이지나 대화는 뉴델리에서 매년 열리는 다자 회의로 지역 정치·경제에 대해 토론한다. 올해는 미국, 인도를 포함 40개국이 참여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해리스 사령관의 제안에는 군사 원료 공급 및 물자 수리를 위해 미·인도 양국이 각국의 자원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카터 미 국방장관이 양국 간 더 깊은 관계를 위해 다음 달 인도를 방문할 것”이라 예측했다. 인도는 10년 동안 이 제안을 거절해왔다. NYT는 인도가 10년 동안 이 제안을 거절한 이유는 “중국의 외교적 압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강한 국가가 작은 국가를 겁박하고 강제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넓은 범위의 국가 간 해군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일본·호주와의 해군력 공조에 힘을 쏟고 있으며, 2월 10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인도와도 남중국해 해양 순찰을 함께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NYT는 해리스 사령관의 이 같은 제안을 “미국이 중국의 해양 팽창을 막기 위해 인도에 손을 내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인도는 남중국해 일대에서 중국의 위협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NYT는 인도가 중국이 스리랑카의 콜롬보 항구에 중국 인민해방군 잠수함이 정박한 것에 격분했으며.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인도의 주변국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을 포섭하고 있는 모습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집권 이후 인도는 미 해군과의 공조를 늘려왔으며, 작년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 방문 때에는 그동안 소극적이던 ‘아시아-태평양 및 인도양 지역 공조 성명’에도 서명했다.
반면 중국 측은 이같은 연합을 평가절하하고 있다. 셴 딩리 중국 푸단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중국이 인도를 견제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며 “만약 인도가 중국을 자극할 경우 인도의 문 앞에 중국의 해군을 배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와 접경한 파키스탄과 중국의 우호관계를 고려하면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는 군사 공조에 나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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