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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새정치'의 쓸쓸한 퇴장

국민의당 최대주주인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4·13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파동에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29일 물러났다. 공동창업주인 천정배 공동대표도 함께 퇴진했다. 그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만류에도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퇴를 강행했다. 이로써 국민의당은 두 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까지 동반 사퇴하며 지도부 공백으로 창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안 대표의 대표직 사퇴 강행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분분하다. 그는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던 2014년 7·30재보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전력이 있다. 이번 대표직 사퇴로 국민의당은 물론 본인이 받을 정치적 타격을 일단락했다는 분석부터 그가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행태를 비판하는 ‘철수 정치’ 재연의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제기된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새 정치를 주장해온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이와 정면 배치되는 구태정치의 범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국고 보조를 받는 선거비용에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실무책임자가 구속된 데 이어 박선숙·김수민 의원도 검찰 기소가 임박한 상태다.

안 대표가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새 정치는 그에게 자천타천으로 따라 붙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또 지난해 12월 국민의당 창당 당시 “부패에 단호한 정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총선기간에도 이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심지어 “부패비리로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해당 정당은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공천할 수 없도록 하고 비례대표의 경우 차순위 후보의 승계를 금지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했다.



새 정치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양당 기성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의 불신과 기성 정치행태에 대한 배제에서 출발했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치는 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받는다. 설령 안 대표가 나중에 당 지도부에 복귀하더라도 그가 외쳐온 새 정치는 이제 더이상 국민의당에 머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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