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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끈 맨 삼성重 노협

'조선 빅3' 중 첫 전면 파업…핵심사업 지장 불가피

"가뜩이나 경제 안좋은데" 비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7일 ‘조선 빅3’ 가운데 처음으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 업계에서 파업이 실행에 옮겨짐에 따라 업계는 물론 정부와 채권단 모두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다른 ‘조선 빅3’도 파업에 들어갈 경우 사측이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물론 이미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된 해양플랜트 인도도 더욱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삼성중 노협이 파업 집회를 시작한 경남 거제 사업장 민주광장은 오랜만에 장맛비가 그쳐 맑은 햇살이 비쳤지만 집회에 참여한 1,500여명의 근로자들은 어두운 얼굴로 구조조정안 철회 촉구를 외쳤다.

파업은 사측의 자구안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와 야드 행진을 거쳐 마무리 모임 순으로 진행됐다. 사측에 자구안을 철회하고 전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 노협은 이번 파업을 무시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할 방침이다.

노협은 사측이 지난달 15일 임원 임금 반납과 1,500명 희망퇴직 등의 내용을 담은 자구안을 공개하자 일방적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오는 2018년까지 현재 인력 중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노협 관계자는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사측과 함께 수주활동을 하고 임금동결을 먼저 제시하는 등 회사의 위기에 공감했는데도 사측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파업을 계속 할지는 회사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협이 사측의 유일한 교섭단체임에도 구조조정안을 만들 때 전혀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며 “지금 벌이고 있는 투쟁은 직접생산에 타격을 주기 위한 투쟁을 전개하기 전 사측에 마지막으로 보내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지역에서는 이번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56)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지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파업까지 벌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상공계의 한 인사는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조선소가 파업한다니 할 말이 없을 정도”라며 “서로 힘을 합쳐 수주한 물량이라도 제때 만들어내야 차후 조선 발주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할 텐데 파업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이미 지연된 해양플랜트의 인도가 더 연기될 수 있다”며 “해양플랜트 작업장이 멈추면 인도 지연 등에 따른 조선사의 추가비용으로 이어져 유동성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거제=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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