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급 수입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엔진 오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준도 까다로워 지고 있다. 어떤 엔진오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엔진의 성능과 연비가 민감하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들이 자동차 엔진오일 사업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엔진오일 같은 윤활유는 원유 시황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지 않아 전통적으로 정유사에서 차지하는 수익 비중이 컸다. 더구나 최근에는 고급 엔진오일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커지고 있어 윤활유가 정유사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을 하는 정유사 자회사들이 다양한 엔진오일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주행습관에 맞는 제품을 꼼꼼히 따져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오는 2025년까지 세계 10대 윤활유 전문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 아래 고급 엔진오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그룹Ⅰ’과 ‘그룹Ⅱ’ 중심으로 움직이던 국내 윤활기유 시장에서 끊임없는 기술 개발을 통해 ‘그룹 Ⅲ’ 고급 윤활기유를 시장을 여는데 성공했다. 윤활유는 윤활기유에 산화방지제, 엔진청정제 등 각종 첨가제를 배합해 제조된다. 윤활기유가 윤활유의 원료가 되는 셈이다.
윤활기유는 미국석유협회(API)의 등급 분류에 따라 그룹 Ⅰ~Ⅴ까지 5등급으로 나뉜다. 이 중 그룹 Ⅰ~Ⅲ는 석유로부터 추출한 광유계 기유로 숫자가 높을수록 불순물이 적고 안정적인 특징이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독자 개발한 그룹Ⅲ 윤활기유인 ‘유베이스(YUBASE)’를 전세계 50여 개국에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이 회사의 윤활유 브랜드인 ‘지크(ZIC)’ 역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가 주관하는 브랜드파워 조사에서 18년 연속 1위에 올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9월에는 지크 브랜드 출시 20주년을 맞아 기존 제품의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성능을 업그레이드 한 ‘뉴 지크’를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국내 윤활유 업계 최초로 레이싱용 고품질 윤활유 ‘SK 지크 레이싱(SK ZIC Raicing)’을 출시했다.
GS칼텍스 역시 윤활기유 고급화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7년 전남 여수에 하루 1만6,000 배럴 규모의 윤활기유 생산공장을 가동한데 이어 2009년에는 2만3,000배럴로 생산 능력을 확대했고 이어 2011년에는 공정 개선을 통해 생산량을 2만6,000배럴까지 늘렸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2,000㏄급 승용차 2억5,000만대에 주유할 수 있는 양이 된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윤활기유의 뛰어난 품질과 생산력을 바탕으로 현재 국내 시장점유율 및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윤활유 완제품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윤활유 브랜드인 ‘킥스(Kixx)’의 인지도 향상을 위한 투자에도 나설 예정이다.
S-OIL 또한 엔진오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프리미엄 윤활유 브랜드인 ‘S-OIL 7’을 출시하고 국내 시장 지분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S-OIL이 출시, 판매하는 엔진오일 제품은 모두 그룹 Ⅲ~Ⅳ 등급 윤활기유로만 구성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OIL 관계자는 “엔진오일 원료인 윤활기유에서부터 제조까지 세계적 기술력과 품질 우수성을 확보하고 있는 S-OIL의 강점을 극대화한 제품들을 계속해서 내놓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3년 자동차용 윤활유 제품 브랜드인 ‘엑스티어(XTeer)’를 출시했다. 엑스티어는 최상의 주행을 돕는 엔진 오일이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낮은 편이지만 프리미엄 제품 라인의 경우 API 최고성능등급 규격과 유럽규격을 동시에 충족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는 게 현대오일뱅크 측 설명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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