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경영환경 실적·전망 조사’ 결과 상반기 경영실적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한다고 답한 기업이 41.7%였다고 31일 밝혔다.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고 밝힌 곳이 9.8%였고 소폭 악화됐다고 밝힌 곳은 31.9%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전경련이 지난 5월 진행했던 1·4분기 조사 보다 더욱 악화된 결과다. 당시 경영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다고 밝힌 곳은 32.1%였다. 올해 경영실적이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힌 곳은 38.7%로 1·4분기(27.6%) 보다 더 늘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브렉시트와 중국 경기둔화 등 부정적 대외여건으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 56%는 하반기 경영 내실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 아래 외형 성장 보다는 사업 재편, 내실 다지기 등에 집중하는 것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외형 성장과 R&D 투자 등 성장 잠재력 확충을 하겠다는 곳은 26%에 불과했다.
기업들은 경영 활동을 가장 위축 시킬 법안으로 법인세율 인상을 뽑았다. 전체 기업 67%가 법인세율 인상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법인세율이 인상되면 42%의 기업이 투자와 고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고 31%는 비용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매출이 줄 것으로 본 곳도 16%였다.
하반기 중점적으로 추진돼야 할 정책 과제로는 기업 규제 강화법안의 최소화(41%)였다. 또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20%), 신성장동력 등 유망산업 지원 강화(16%) 순이었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이번 설문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며 “정부도 금리인하, 추경편성 등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 힘쓰는 시점에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규제 법안은 최소화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이번 조사는 11일부터 21일까지 이메일로 진행됐다. 600대 기업 중 응답한 기업은 307개였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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