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KOBACO,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가 어려운 중소기업 광고지원을 위해 마련한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사업’에서 특정 기업에 수십억 원에 달하는 광고시간을 ‘묻지마 배정’한 것으로 10일 드러났다. 코바코는 방송의 공공성 확보를 위해 광고 판매대행 및 중소기업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코바코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바코는 지난해 부동산 임대정보 업체인 ㈜직방에 총 24억 원에 달하는 광고시간을 배정했다. ㈜직방은 지난해 시청률 21.5%를 달성한 SBS 드라마 ‘용팔이’에 대대적 간접광고를 실행해 시청자들에게 ‘상업광고’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성태 의원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이 유망한 기술과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널리 알릴 홍보방안이 없다면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에서 코바코의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사업은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시청률이 20%가 넘는 드라마에 간접광고를 할 정도로 금전적 여유가 있는 회사를 묻지마 지원하는 대신 광고비 집행이 어려운 기업들 중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선정해 광고시간을 배정해주는 것이 해당 사업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코바코는 ‘중소기업 방송광고 지원사업 선정기준’에 지원대상자로 선정된 후 일반 방송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자격이 상실된다고 명시해 뒀지만 현실은 ㈜직방과 같이 상업광고를 하는 경우에도 버젓이 지원하고 심지어 대표사례로 홍보하고 있었다. 코바코가 해당 사업을 위해 지난해 KBS, MBC 등 공영방송으로 제공받은 광고시간의 가치는 352억 원에 이른다.
김성태 의원은 “우리 정부는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설 및 스타트업 지원정책을 구상하는 등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에 발맞춰 움직여야 할 홍보는 제자리걸음”이라고 꼬집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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