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취임 후 몇 달 동안 중국과 외교적 갈등을 빚었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에 평화유지를 위한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대만 국경일인 쌍십절 경축대회 연설에서 “양안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주제든 중국과 이야기할 의향이 있다”며 “상부상조할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관되고 예측·지속 가능한 양안 관계는 대만 정부의 변치 않는 입장”이라며 “양안의 두 집권 정당이 역사적 부담을 내려놓고 선의의 대화를 시작해 인민의 행복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중국과 역내 인프라 건설 및 다자간 무역 협력을 통해 양안이 역사적 이정표를 수립하기 원한다”며 경제협력을 제안했다. 그는 대만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인재 양성, 농업 발전, 과학기술 연구, 의료 개발, 중소기업 진흥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차이 총통은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그는 “1992년 양안 회담의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며 이후 20년 이상 양안의 교류와 협상을 통해 현재 상황과 성과를 이뤄냈다”며 “기존의 정치적 기초에 입각해 양안 관계를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만 말했다. 중국은 차이 총통 취임 이후 92공식을 인정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의 독자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중화민국’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대만 국민에게는 민주주의 신념이 있다는 점을 직시하길 중국 정부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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