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극장에서 영화 ‘워킹 스트리트’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상우 감독과 배우 백성현, 이시강, 이송이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국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한 ‘워킹 스트리트’는 벙어리 격투기 선수 태성(백성현)과 사고만 치던 동생 태기(이시강)가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태국으로 건너간 뒤 관광객을 상대로 몸을 파는 여자 제나(이송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혼란을 다룬 작품. 마약과 거리 여성들의 환락으로 가득한 워킹 스트리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청춘의 어긋난 사랑과 집착을 담아냈다.
초반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은 태국에서 촬영했다. 이상우 감독은 “사랑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특별한 공간이 필요했다. 워킹 스트리트를 하도 많이 다니다보니 이제는 누가 어디 사는지 다 알 정도”라며 “이곳에서 꼭 영화를 촬영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야기는 막다른 길에서 찾은 사랑,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이상우 감독도 ‘집착’에 초점을 맞춰 흐름을 설명했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면 어떤 일이 생길지 궁금했다”며 “극중 태기는 형을 더 사랑했는데 사랑이 떠니니까 남는건 집착밖에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청춘영화였으면 멋진 장면들을 넣었겠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설명처럼 작품은 섹스와 폭력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가득하다. 특히 첫 영화에서 다수의 베드신과 전라노출까지 감행한 배우 이송이의 연기는 과감하다 못해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정작 그녀의 반응은 담담했다. 이송이는 “베드신이라고 해서 어색하고 부담스럽기보다 아름답지만 너무 끈적하게 보이지 않도록 신경썼다”며 “첫 장편영화인 만큼 호흡도 길고 내용도 파격적이어서 고민이 많았다. 제나라는 인물이 상처도 매력도 많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이상우 감독이 편한 스타일이라 활발하게 소통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백성현은 말을 하지 못하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시나리오 상에서 태성은 마치 동경의 대상처럼 완벽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루는데 있어 이 인물이 가장 큰 장애를 갖고 그 아픔을 융화시켜야만 더욱 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고, 감독님과 상의 후 캐릭터를 다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시강은 간담회 도중 ‘쓰레기’라는 말이 나올만큼 열연을 펼쳤다. 줄담배와 욕설, 짜증을 거침없는 쏟아내는 캐릭터를 성실하게(?) 표현했다는 칭찬이었다. 그는 “실제로는 술·담배를 하지 않는다. 저는 쓰레기가 아니다”라며 웃음을 자아내고는 “형에 대한 사랑과 여자에 대한 사랑, 이 중간에서 감정을 처리하는게 힘들었다. 특히 이들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상대를 다시 마주하는 상황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촬영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촬영 허가가 어려워 게릴라 촬영도 감행했고, 기간도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아 배우들은 대본만 보며 “여기까지 왔는데 맨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이시강은 액션장면 도중 백성현에게 맞아 기절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힘들었던 과정을 웃음으로 승화시키기도 했다.
한편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만난 세 청춘남녀의 사랑, 그리고 빠져나올 수 없는 집착을 담은 영화 ‘워킹 스트리트’는 10월 20일 개봉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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