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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3차 대국민담화] 비박 일부 '신중모드'로 선회…야 3당 '탄핵 D데이 12월9일 연기' 논의

■ 흔들리는 탄핵 전선

황영철 "새누리 비주류 30~40명 입장 엇갈려"

비박 동요에 가결 정족수 200명 못채울 수도

박지원 "탄핵 합의 불구 상황 바뀌어 낙관못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비주류 의원들이 2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를 함께 지켜본 뒤 긴급대책회의를 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사실상 ‘시한부 퇴진’ 의지를 밝히면서 대통령 탄핵안 의결을 추진해온 야 3당과 여당 비주류가 쑥대밭이 됐다. 담화의 복선이 뭔지를 놓고도 의견이 갈리는 상황인데다 모처럼의 여당 비주류와 야당의 탄핵 공조 구도가 완전히 헝클어질 수 있어서다. 야당의 전략가로 통하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조차 “박 대통령한테 해머로 머리를 맞아버려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할 정도로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야 3당과 탄핵 공조의 한 축을 구성해온 여당 비주류는 박 대통령의 담화 이후 기존의 탄핵 찬성 입장에서 신중 모드로 급선회했다. 친박 좌장 격인 서청원 의원이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탄핵을 추진하는 것이야 막을 방법이 없겠지만 야당이 대통령이 퇴진 안 할 경우 탄핵으로 가는 것인데 대통령이 물러나겠다고 얘기한 이상 설득력이 약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한 게 결정타가 됐다. 당초 비주류는 대통령이 탄핵을 않고 버티니 야권과 공조해서라도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날 담화는 퇴진을 정치권에 위임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사실상 ‘하야’ 선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퇴진요구의 조건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비주류 중심의 비상시국회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새누리당 의원은 탄핵 찬성에 앞장서다 신중한 모드로 한발 물러섰다. 황 의원은 “(퇴진을 내용으로 하는) 담화가 나온 이상 탄핵 논의를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은 국민적 퇴진 요구에 대답한 것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이라며 “야당에 탄핵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줄 것을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주류가 동요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서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던) 의원들이 지금은 탄핵을 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며 탄핵에 찬성하는 비주류 의원에 대해서는 “도리가 아니다”라고 더 압박했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위한 여야 간 협상을 우선 요구하며 “다음달 9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때 가서 야당이 주도하는 탄핵에 동참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비주류가 그동안 탄핵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오던 데서 다소 선회한 것이다. 황 의원은 “여야가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관련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달 2일까지는 시간이 너무 짧다”며 “적어도 다음달 9일 전에는 최대한 합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주류가 굳이 내달 9일까지 탄핵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은 야당이 거국중립내각이나 개헌을 통한 임기단축 방안을 수용하도록 압박하고 여론에 호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시간을 벌다 보면 비주류내 탄핵 반대여론도 확산될 수 있어 새로운 변수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대통령이 사실상 하야를 선언한 것으로 탄핵 추진을 야당과 협상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제안과 관계없이 다음달 9일까지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새누리당 의원들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비주류가 자칫 오판해 탄핵 공조에서 이탈하면 비주류 전체가 ‘정치적 생명’을 잃을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대통령의 꼼수 정치를 규탄하며 야 3당과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계속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당초 여당 내 40여명의 비주류가 탄핵 찬성에 가세하면서 야 3당과 무소속(172명)을 합쳐 가결 정족수(200명)를 무난히 채울 것으로 예상돼왔지만 비주류 내부의 동요가 커지면서 탄핵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이날(29일) 오후에 여야 3당이 탄핵소추안을 합의하기로 했는데 상황이 바뀌어서 할 수 없었다”며 “여당 내 비박 몇 분들과 통화를 했지만 아직 탄핵에 대한 낙관을 하기는 어두워졌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위기의식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 비대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3명의 야당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시기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당초 다음달 2일 본회의에서 탄핵안 의결을 시도하려 했으나 박 대통령의 담화로 여권의 이탈표가 예상되는 등 불확실한 상황으로 변하면서 ‘탄핵 D데이’를 다음달 9일로 연기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야 3당이 탄핵 시기를 놓고 이견을 보일 경우 탄핵 추진이 더 복잡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홍길기자 wha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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