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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선강퉁,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중국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 제도가 지난 5일 처음 시행됐다. 거래 첫날 선강퉁을 통해 선전거래소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7억위안(약 4,600억원)으로 일일 한도액 130억위안 중 약 21%가 소진됐다. 적은 거래액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이날 후강퉁(중국 상하이거래소·홍콩거래소 간 교차 거래 허용 제도)으로 상하이 증시에서 14억위안이 순유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강퉁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꽤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선강퉁은 선전을 뜻하는 ‘선(深)’과 홍콩을 뜻하는 ‘강(港)’을 서로 통하게 한다는 의미로서 해외 개인투자자가 별다른 면허 없이 중국 본토와 홍콩에 투자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제도다.

중국 주식시장 전반적으로 봐도 선강퉁 시행은 선전 증시에 대한 투자 주체 다변화와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통한 자금조달 기능 강화, 선진 투자 문화 정착 등의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또한 선전 주식시장은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고 있는 ‘신창타이(新常態·안정 성장 시대)’ 경제로의 구조 재편을 주도하는 업종인 헬스케어·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진돼 있어 국내외 투자자에게 많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선강퉁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선강퉁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이벤트도 쏟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투자자 관점에서 선강퉁을 통한 중국 주식시장 투자는 일단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선전 주식시장의 기업 가치평가 수준은 24배로 상하이(14배)와 한국(10배) 대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고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투기 현상이 나타나 연초 대비 주가가 급등한 기업이 상당히 많다. 실제 선강퉁 개통 첫날 선전거래소 지수는 1.2% 하락했고 전체 거래량 역시 12% 감소했다. 선강퉁 시행 호재로 급등한 외국인 관심주 중심으로 차익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한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옥석이 가려지면 다시 상승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선전거래소 상장사들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전 시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상현실(VR) 관련 기업들이 다수 상장돼 있다. 중국의 미래 주도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오래도록 지켜볼 만한 시장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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