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국내 기업들의 신용전망은 등급 하향 건수가 상향 건수보다 더 많은 부정적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별로는 올해 주택 경기 호조의 영향으로 시멘트·레미콘 등 건자재 업종만 긍정적일 뿐 대부분 부정적이다.
12일 한국기업평가는 ‘2017 산업별 신용도 전망’에서 “중국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른 주요 산업의 수급여건 악화, 금리·환율·유가 등 거시경제 여건 불확실성 탓에 내년에도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특히 조선·해운업을 비롯해 자동차·철강·건설 등 경기 민감형 산업의 사업환경이 내년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석유화학·항공 등의 업황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올해의 실적을 넘는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해외 경쟁사와의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국내 업체들의 실적개선이 전망되지만 글로벌 수요의 약세가 예상되는 점이 불안요소로 지적됐다.
반면 건자재 업종은 국내 주택 경기가 지난해부터 호조를 보인 영향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재무안정성도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전망됐다. 김병균 한기평 전문위원은 “전방산업인 건설업 경기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사들의 진행에 따라 최대 3년까지도 물량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 부문은 내년에도 대체로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김봉식 전문위원은 “국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데다 기업들의 신용도 전망이 좋지 않아 금융산업 전반의 사업환경은 비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은행은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반대로 한계 채무자들의 부실화에 따른 대손비용도 늘 수 있어 두 요소의 증가 폭이 내년 실적을 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업종은 내년에도 위탁매매 수지 악화와 금리 급등에 따른 채권의 평가손실 등으로 실적부진은 이어지겠지만 올해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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