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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유일하게 심판 없는 신사의 스포츠...규칙위반 적발땐 가혹한 벌칙 부과

<98> 선수가 심판인 골프

얼마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발생한 렉시 톰프슨의 ‘4벌타’ 사건이 여전히 화제다. 경기 중 공을 제자리에 놓지 않은 것과 이에 따른 2벌타를 보태지 않고 스코어를 적으면서 총 4타의 페널티를 받은 것이다. 특히 규칙위반 행위가 전날 3라운드에서 이뤄졌고 이튿날 시청자 제보로 4라운드 도중 벌타 부과 결정이 내려져 논란이 일었다. 미셸 위는 지난 13일 “시청자들이 대체 어디에 전화를 거는지 궁금하다. 그곳의 번호가 뭐냐”며 불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다소 가혹해 보이는 벌타 부과는 골프룰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종목과 달리 골프선수에게는 심판으로서의 권리와 의무가 부여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마크를 하고 볼을 다시 제자리에 놓는 과정에서 잘못된 장소에 놓은 게 발단이 됐다. 여타 경기에서는 심판이 이를 보지 못했다면 심판판정이 문제가 될 수 있을지언정 선수에게는 달리 제재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골프의 경우는 다르다. 골프는 매너로 시작해 매너로 끝난다는 말처럼 자율이 강조되는 스포츠다. 골퍼는 플레이어이기도 하지만 자신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다. 이번 사례에서는 선수 자신이 심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선수로서 규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4벌타를 받은 것이다.

골프규칙은 지난 1744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의 전신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동호회에서 13개 조항으로 처음 만들어진 후 점차 개정돼왔다. 그러나 규칙은 수정돼도 높은 수준의 행동규범, 특히 플레이어의 진실성에 대한 믿음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이런 점에 골프의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골프는 동반 플레이어와 라운드를 해도 결국 골프코스, 그리고 자신과의 끊임없는 싸움이다. 18홀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지만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를 극복해나가는 과정 등은 인생과 비슷하기도 하다. 골프는 무엇보다도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면서 과감한 도전과 역경극복의 과정에서 희열을 맛보는 경기다.



/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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