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인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정치국후보위원으로 등장한 데 대해 미국 언론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가족 통치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만일의 유고 사태에 대비해 잠재적 후계자를 만들어 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여정은 지난해 5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뒤 17개월 만인 지난 7일 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에 올랐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인사 내용을 그 다음 날 공개했다.
김여정의 행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김정은이 여동생을 가장 중요한 정치적 기관에 올려놓았다”면서 “김여정은 비밀스러운 의사결정 기구의 최연소 구성원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의 자녀가 모두 6세 이하로 추정된다”면서 “예상치 못한 통치 부재 상태에서 왕조를 보증할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는 “말총머리를 한 새로운 김(김여정)은 비록 ‘고무도장’(정책·노선을 자동으로 인가한다는 뜻)을 찍는 의사결정체에서나마 정치적 논쟁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그중에는 군사적 결정도 포함된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세의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다음 후계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신문은 김여정이 김정은에게 은밀하게 서류를 건네거나, 노동당 대회에서 꽃다발을 받아 챙기는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 ABC 방송은 김여정을 ‘떠오르는 별’로 묘사하면서 “불과 30세의 그녀가 김정은 위원장의 대중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일을 총괄하고 있다”고 관측했다. 동시에 시드니대학 국제안보연구소 피터 헤이예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가족파벌이 반드시 보호막이 돼주는 건 아니다”라며 “김여정도 이 점에서 완벽하게 면역이 돼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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