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와 히로오카 모리호 일본 주오대 교수는 최근 ‘직녀에게·1980년 5월 광주’를 출판사 후바이샤를 통해 일본에서 펴냈다고 10일 밝혔다.
이 책은 이달 중순 ‘문병란 한·일 동시출간기념 선집’(일월서각)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에서도 출간된다.
책에는 ‘직녀에게’ ‘희망가’를 비롯한 문병란 시인의 시 80편과 1980년 5월 광주에 관한 시편, 김 교수와 히로오카 교수의 평론으로 구성됐다.
문병란 시인은 가수 김원중씨가 노래로 부른 ‘직녀에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별이 너무 길다 / 슬픔이 너무 길다 /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로 시작되는 이 시는 통일에 대한 열망을 표현한 서정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현실참여적인 민중문학 운동을 전개한 그는 교편을 잡다가 민주화운동 때문에 해직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조종자로 지목돼 수배를 당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민중과 통일을 노래하며 현실 참여적인 민중 문학 운동을 전개했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5.18 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그는 지난 2015년 9월 8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김정훈 교수는 “문 시인은 독재정권에 맞서 화염병 대신 시를 던져 투쟁했으며 광주민중항쟁의 정당성과 역사적 의의를 알리는 데에도 매진했다”며 “책 출판은 평생을 불굴의 투지로 민주와 통일을 노래한 시인의 정신을 일본에 알린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시집의 한일 양국 출판을 기념해 주오대 정책문화종합연구소는 18일 일본 도쿄도 하치오시 주오대 다마 캠퍼스에서 ‘시는 언어의 디자인, 사회를 개혁하는 힘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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