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동 교대역 인근 꽃마을한방병원. 21년간 1만여 난임 가정에 임신의 기쁨을 안겨준 한방 난임치료의 대표주자다. ‘서초동 삼신할미’ 강명자(70) 병원장 등 5명의 한방 부인과·내과 전문의와 난임 부부가 자연임신에 성공하거나 인공임신에 성공할 수 있는 몸과 마음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난임 부부들은 대부분 양방에서 불임 판정을 받거나 시험관 시술 등을 통한 임신에 실패한 이들이다.
강 병원장은 여성 한의학박사(부인과) 1호. 지난 1972년 덕회당한의원, 1984년 강명자한의원을 거쳐 1996년 꽃마을한방병원을 열어 46년째 난임치료 외길을 걸어왔다. 최근에는 ‘한방 부인과 전문병원 1호’로 지정받기 위해 보건복지부의 심사를 받고 있다.
■강 병원장은
난임치료 46년 외길 ‘서초동 삼신할미’ 별명
■꽃마을한방병원은
21년간 1만여 난임 가정에 임신 기쁨 안겨
정부 지정 ‘한방 부인과 전문병원 1호’ 도전
그런 그가 강조한 것은 뜻밖에도 뇌와 기(氣). “임신은 자궁에서 이뤄지지만 호르몬센터 역할을 하는 뇌의 시상하부 뇌하수체가 이를 총괄합니다. 이게 제 기능을 해야 호르몬도 만들어지고 난소에서 난자가 제대로 배란돼 임신이 됩니다. 난임 환자는 인체의 전기적 용량이 달리는데 이를 ‘기가 허하다’고 표현하죠. 난임 환자는 특히 머리 쪽의 기가 상당히 약합니다. 이게 난임의 근본 원인입니다.”
그렇다면 기란 뭘까. “우리 몸에는 평균 주파수 7~10㎐(헤르츠)의 전류가 흐릅니다. 살아 있는 전자석인 셈이죠. 우리 몸의 혈관은 총 길이가 대략 10만㎞쯤 되는데 심장에서 뿜어져 나간 혈액이 되돌아오는 데 20여초밖에 안 걸립니다. 심장의 박동과 인체 내 전류의 흐름 덕분에 가능한 일이죠.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는 전류의 용량·흐름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그래서 한방 난임치료에서는 몸에 흐르는 전류의 용량이 충분해지도록 기를 보강하고 기와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 병원장에 따르면 뇌는 심장처럼 분당 6~12회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뇌호흡이라고도 한다. 뇌호흡에 문제가 생기면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의 흐름이 약해져 호르몬을 만들거나 호르몬을 인체기관에 보내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역할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머리 쪽의 기가 충분하고 순환이 잘 돼야 호르몬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 임신이 잘 된다.
“뇌는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량의 20%를 씁니다. 그래서 머리 쪽으로 산소와 영양을 운반하는 혈액순환이 중요해요. 턱관절이 좋지 않으면 바깥쪽 경동맥(외경동맥)과 신경을 눌러 뇌의 기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게 됩니다.”
이 병원은 난임여성이 처음 찾아오면 한방 의료기기인 자동팔강(八綱)진단기로 몸에 흐르는 것보다 조금 강한 13㎐의 전류로 자극을 줘 머리·오른팔·왼팔·가슴 등 7개 신체부위별, 그리고 몸 전체의 자율신경반응 정도를 살핀다. 신체부위별로 몸에 흐르는 전류 양·강도의 분포도, 다시 말해 기가 약한지 또는 몰려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
적외선으로 체열을 촬영해 아랫배·자궁 등에 냉증이 있는지, 다른 신체 부위의 열 분포는 어떤지도 검사한다. 자궁이 냉하면 적외선 영상에서 시커멓게 또는 보라색으로 나오는데 침과 뜸·어혈을 풀어주는 한약 등으로 다스리면 따뜻해지면서 임신할 수 있는 자궁의 조건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뇌를 포함한 인체의 기와 혈액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호르몬 분비도, 임신도 잘 된다. 전체 기를 올려주려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야 하므로 이를 위한 한방치료는 결국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생혈구 검사도 한다. 한방에서 기와 혈액은 맑고 깨끗해야 한다. 그래야 몸속 구석구석까지 피가 잘 돈다. 혈구 세포의 형태와 움직임이 중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피가 뭉쳐 있는 어혈이 있는지, 혈액이 부족한 혈허(血虛)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진다.
강 병원장은 “난임의 원인은 남성 또는 여성에 각각 40%, 양쪽 모두에 20%가 있다고 한다”며 “우리나라 남성들은 아직도 기형 정자, 정자 수 부족, 정자의 활동성 저하 등 남성 요인에 의한 난임을 부인하려는 경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인이 누구에게 있든 난임은 부부가 함께해야, 서로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극복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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