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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손창현 대표 "식품 생산·소비 한곳서 해결...新공간플랫폼 '성수연방' 기대하세요"

■손창현 오버더디쉬 대표

시장에 없던 '맛집 편집숍' 프로젝트

초창기 사기꾼 취급까지 당했지만

사업 성공 위해 치열하게 고민·노력

건대 스타시티 활성화로 승승장구

이태원 맛집숍 '파워플랜트' 등 이어

2·3층 공장-1층엔 판매시설 갖춘

생산조합식 공간 내년 성수동서 선봬

해외진출 등 통해 IPO까지 도전할 것

손창현 오버더디쉬 대표 인터뷰/권욱기자




“저희가 처해 있는 현실은 굉장히 척박합니다. 하루하루 살아남고 좀 더 나아지기 위해 필사의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리테일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손창현(40) 오버더디쉬(OTD)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OTD는 한국에 일종의 맛집 편집숍인 ‘셀렉트 다이닝(select dining)’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지난 2014년 창업 이후 광화문의 디타워, 스타필드 하남, 여의도의 SK증권빌딩 등에 선보인 매장들이 성공을 거두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근래 부동산 및 유통 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회사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고 너무나 쉽게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이다. 하지만 실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손 대표의 얼굴에서 여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SK증권빌딩의 ‘디스트릭트 와이(District Y)’에서 오후4시에 한 번, 디타워의 ‘파워플랜트’에서 오후2시30분에 한 번,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가진 손 대표의 얼굴에서는 다소 피곤한 기색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 손 대표는 “요즘은 주 6일 동안 일을 하고 나머지 하루는 정말 쉬기만 한다”며 치열한 일상을 소개했다. 대기업 계열의 대형 유통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에서 OTD가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남들보다 치열하고 한 발 앞선 노력으로 탄생한

맛집 편집숍, ‘오버더디쉬’

대기업들이 독점하던 시장에서 경쟁력 갖춰



OTD는 2014년 7월 건대 스타시티 활성화를 맡으면서 출발했다. 지상 3층짜리 상업시설인 스타시티는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애초 기획을 잘못해 좀처럼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 2층에 영화관이 들어서 있다 보니 사람들이 3층까지는 아예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 그러다 보니 3층은 3년 동안 방치돼 있었다. 대충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프로젝트였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시장에 존재하지 않았던 맛집 편집숍을 열기로 했다. 그는 “딜로이트안진·AM플러스자산개발·삼성물산 등을 거치면서 백화점이나 쇼핑몰을 개발하는 일을 하다 보니 트렌드 변화를 느끼고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기존 대기업들이 독점하고 공급하는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매장에 식상함을 느끼고 보다 독특하고 새로운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그 생각을 구체화시켜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버더디쉬’ 1호점은 그렇게 탄생했다. 오버더디쉬는 건물주로부터 공간을 빌린 다음 다시 여러 맛집을 유치해 그들에게 매장을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손 대표는 물리적인 구조의 문제를 안고 있는 스타시티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해 빠진 브랜드를 유치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어려운 발걸음을 해서까지 찾아가는 지역 내 맛집들을 오버더디쉬에 유치하기로 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오버더디쉬 스타시티점은 판교 아비뉴프랑에서 유명해진 망고빙수집 ‘로이즈’, 냉면과 바싹불고기로 유명한 압구정 ‘장사랑’, 가로수길의 ‘교동짬뽕’ 등 곳곳에 숨겨진 지역 맛집 10여곳을 유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던 3층은 한 달 만에 발 디딜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공간으로 변했으며 3층이 살아나면서 건물 전체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손 대표는 “요즘 소비자들은 흔한 브랜드에는 가치 부여를 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지도를 보고 맛집을 찾아간다”며 “이러한 맛집들을 한 공간에 집약시켜 놓으면 통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버더디쉬라는 이름이 어느 정도 알려진 지금은 이 같은 손 대표의 전략도 다소 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도 적절한 시점에 실행에 옮기고 성공시키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손 대표는 “초창기에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일이 너무 힘들었고 가게 사장님들에게 사기꾼 취급을 당하기도 했다”며 “대기업들이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때 그 작은 틈을 발견하고 우리의 비중을 키워가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서 지금까지 오게 됐으며 그 과정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공급과 수요가 만나는 접점을 찾아내는 플랫폼

지역에 따라 최적화된 형태로 변하는 유연성



‘파워플랜트’, ‘마켓로거스’, ‘디스트릭트’ 등도 선보여



손 대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명칭을 ‘공간 기획자’라고 정의했다. 손 대표는 “OTD는 소비자들의 트렌드,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읽고 공급과 수요가 만나는 접점을 찾아내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OTD와 같은 공간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부동산 시장이 만성적인 공급 과잉의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았던 시장이기 때문에 공간 구성에 대한 고민을 특별히 할 필요가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강남역에 위치한 건물 1층에도 공실이 발생할 정도이기 때문에 공급자들이 수요자들의 수요에 맞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OTD의 장점 중에 하나는 유연성이다. OTD는 회사명과 동일한 오버더디쉬 외에도 ‘파워플랜트’ ‘마켓로거스’ ‘디스트릭트’ 등 공간과 지역에 따라 최적화된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오버더디쉬가 한국 사람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맛집이나 디저트 가게 등을 주로 입점시켰다면 파워플랜트와 마켓로거스는 목표로 하는 소비자층이 보다 명확하다. 우선 2015년 10월 광화문에 위치한 대형 오피스빌딩 디타워에 처음으로 문을 연 파워플랜트는 수제 맥주와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을 만드는 이태원의 맛집 다섯 곳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편집숍이다. 손 대표는 “오버더디쉬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고 편하게 갈 수 있는 공간이라면 파워플랜트는 굉장히 트렌디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9월에 선보인 마켓로거스는 해당 지역에서 이름이 알려진 맛집들로 공간을 구성한다. 실제 하남 스타필드에 위치한 마켓로거스는 하남에서 유명한 쭈꾸미집과 국숫집·빈대떡집을 유치했다. 손 대표는 “마켓로거스는 하남 스타필드가 들어서면서 기존 지역 상권과의 상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며 “해당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맛집들과 협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OTD는 최근 오피스빌딩에 특화된 공간 플랫폼 디스트릭트를 선보였다. 1호점은 여의도 SK증권빌딩에 들어선 ‘디스트릭트 Y’다. 디스트릭트 Y는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오피스빌딩의 리테일 공간을 통으로 빌려 맛집을 유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의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닮은 인테리어까지 OTD가 직접 맡았다. 디스트릭트 Y에는 오버더디쉬와 파워플랜트와 같은 기존의 공간 플랫폼들과 OTD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브랜드, 새롭게 발굴한 맛집 등 지금까지 OTD가 쌓은 역량이 집약돼 있다.

부동산자산운용사나 디벨로퍼가 OTD를 주목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이처럼 유연한 플랫폼에 있다.

또 다른 도전 ‘성수연방’은

생산과 소비가 한 곳에서 이뤄지는 공간 플랫폼

맛집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으로 진화

OTD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OTD가 다음으로 눈여겨보는 곳은 성수동이다. OTD는 이곳에서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 플랫폼 ‘성수연방’을 준비하고 있다. 성수연방은 생산부터 소비까지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종의 공장 플랫폼이다. 손 대표는 “식품위생법상 매장에서 만든 식품은 외부에 납품할 수 없기 때문에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대기업이 아닌 작은 맛집들은 매출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공장 플랫폼을 만들고 그 안에 20여개의 업체들을 모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생산조합 같은 형태다. 성수연방은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3층에는 공장을 만들고 1층에는 판매시설을 넣어 단순히 물건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체류형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온라인 푸드마켓 마켓컬리와 손잡고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서도 물건을 판매할 예정이다.

아울러 OTD는 기존의 맛집 편집숍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 편집숍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OTD는 부동산 디벨로퍼인 SK D&D가 성수동에서 개발하는 지식산업센터 3개 동의 리테일 개발을 총괄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맛집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과 관계된 다양한 매장으로 공간을 구성할 예정이다.

이처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손 대표는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과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사를 보다 키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말이나 내후년에는 미국이나 홍콩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며 정보기술(IT) 분야를 제외하고는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많지 않은데 계속해서 회사를 키워 IPO까지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매번 버겁다는 생각을 하며 일을 해왔지만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했던 프로젝트들이 하나씩 성공하면서 직원들도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며 “꿈을 크게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꿈에 도달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He is... △1977년 서울 △경기고 △서울시립대 건축 학사·석사 △딜로이트안진 △AM플러스자산개발 △삼성물산 개발사업부 △OT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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